市공무원으로 1997년 인연 인생2막 계기
2000년 김前대통령 초청등 행사 격 높여
"직원들 한마음 앞으로 성장세 이어갈것"
고양시 호수공원에서 열리고 있는 고양국제꽃박람회가 세계에서도 손색없는 꽃축제이자 국가대표 문화행사로 자리 잡기까지는 맨땅에서 꽃길을 일군 사무처 직원들의 땀과 눈물이 있었다.
우지환(60) 운영본부장은 그중에서도 특히 꽃박람회와 역사를 함께하며 청춘을 바친 일등공신이다.
우 본부장은 시 공무원으로 꽃박람회와 연을 맺었다. 지난 1997년부터 꽃박람회 지원팀장을 지내면서 행사기획과 백서 작성 등의 업무를 했다. 시 국제행사기획과 기획계장으로 자리를 옮겨서는 꽃박람회 재단 설립이라는 중책을 맡아 사업을 주도했다.
1999년 1월 재단이 출범한 직후 그는 가족과 함께 아웃도어 용품 사업에 뛰어들 요량으로 공직에서 물러났다.
평소 관심이 많던 한식조리사 자격증을 두 달 만에 따내는 등 제2의 인생을 스스로 열고 있을 때 시에서 "재단에 들어와 일을 좀 해 달라"는 연락이 왔다. 전혀 염두에 없던 제안이기에 거절했는데 또 설득전화가 걸려왔다.
우 본부장은 "2000년도 행사만 마치고 그만두면 되겠다 싶어 일용직으로 들어갔다. 그해 청와대 비서실과 경호실 등을 상대로 김대중 대통령 내외를 초청하는 업무를 도맡아 했다"고 회상했다.
대통령 초청을 성사시킨 그를 시에서 놓아줄 리 만무했다. 조금만 더 해 달라며 총괄부장직을 다시 제안했다. 그렇게 고양 호수공원에서 한 시절을 보냈다.
그는 "당시 판단이 옳았는지 아닌지를 떠나서 꽃박람회가 국제적으로 알려지고 격이 높아진 데 작은 힘을 보탰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고양국제꽃박람회의 옛 명칭인 '고양세계꽃박람회'가 처음 시작된 20여년 전만 해도 국내에는 꽃을 주제로 하는 국제행사가 없었다. 뭘 어떻게 준비하고 진행할 것인지에 대한 자료도 없었고 당연히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
이윽고 지금의 꽃박람회의 질서가 잡히기 시작했다. 행사의 핵심인 조경프로그램은 10배 이상 발전했다는 평가가 따른다.
이에 대해 우 본부장은 '무에서 유를 창조한 직원들의 공'이라며 동료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우 본부장은 "젊은 직원들의 업무전문성이 매우 뛰어나다. 이들이 단단한 주춧돌로 받치고 있기 때문에 꽃박람회가 미래지향적으로 계속 성장할 것이란 확신이 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고양국제꽃박람회가 독보적인 위치로 올라서기만 하는 건 원치 않는다는 우 본부장은 "화훼산업이 실질적으로 발전하려면 축제든 비즈니스든 크고 작은 행사가 전국 곳곳에서 열려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고양/김재영· 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