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전 25년만에 경기도1위 선사
부모에 손편지 쓰기 이색 지도
독후감·말하기 훈련까지 눈길
애향심 강조 "언제나 전국 4강"
화성 송산고 배구부 정우선 감독이 밝힌 야심찬 계획이다.
정우선 감독은 지난해 5월 송산고로 부임해 5개월만인 10월 충남 아산시 일원에서 열린 제97회 전국체육대회 배구 남고부에서 25년만에 경기도팀이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정 감독은 "처음 부임하면서부터 뭔가 성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기본기에 대한 훈련을 지독하게 시켰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2009년 창단한 화성 송산고 배구부는 2011년부터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2011년의 경우 전국대회에서 3회 우승했고 2위와 3위에도 4회에 걸쳐 올랐기 때문에 기본기를 강조하는 정 감독의 지도 스타일을 선수들이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하지만 정 감독은 왜 이런 훈련이 필요한지 선수들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2014년과 2015년도 경기를 46번이나 보며 문제점을 도출해내 정확한 데이터를 보여줬다.
이런 정 감독의 노력이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힘든 훈련을 꿋꿋이 참고 이겨내는 팀 문화가 만들어졌다.
배구의 기본기를 강조하는 정 감독이 중요시 여기는 것이 2가지 더 있다.
바로 '공부하는 운동선수'와 '애향심을 갖는 마음'이다. 정 감독은 "배구를 하면서 공부도 즐겁게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한다. 모교에 대한 자긍심도 높이려고 한다"며 "전통이 있는 팀이 아니기 때문에 송산고만의 팀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정 감독의 노력은 여러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다.
운동 선수는 지식이 부족하다는 편견을 없애기 위해 선수들에게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게 하고 있고 말하는 훈련도 시키고 있다.
또 부모님에게 손 편지를 쓰게 하는 것도 정감독만의 이색적인 지도 방침이다.
정 감독은 "운동도 잘하고 인성도 바른 선수로 자라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런 여러가지 주문도 하고 있다"며 "운동을 재밌게 즐기며 하려면 운동만 하는게 아닌 다양한 활동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 감독은 "늘 전국에서 4강권 안에 드는 팀으로 만들고 싶다"며 "개인적인 욕심이라면 전 세계에 배구 유망주들이 송산고로 와 배우는 분위기를 만드는게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강승호기자 kangs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