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회 인천시장상 김은혜씨
동양화 전공 진로 선택 큰힘
아이들 성취감 느꼈으면…

15회 과기부장관상 한현선씨
친구들에 주눅 들었었는데
가능성과 용기 불어 넣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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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그리기대회가 20년을 맞으면서 대회에 참가했던 학생들도 어른이 됐다. 성인이 된 이들에게 바다그리기대회는 어떤 의미일까?

제12회 바다그리기대회에서 인천광역시장상을 받은 김은혜(25) 씨. 그는 "바다그리기대회는 내가 계속 성장할 수 있게 만들어 준 징검다리"라고 표현했다.

김 씨는 "초등학교 다닐 때에는 부모님, 친한 친구들과 바다를 보고 하루 놀다 온다는 마음으로 대회에 나갔는데 상을 받게 되면서 어린 나이에도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며 "어렸을 때는 이런 뿌듯함 때문에 그림을 계속 그렸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지금 이화여자대학교 조형미술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때, 바다그리기대회에서 상을 받은 것이 미술을 전공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말한다.

김 씨는 "대회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의경의 모습을 그렸는데 상을 받았다"며 "그때 처음으로 '나의 시선이 다른 사람에게도 인정받을 수 있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그는 "대회에 참가하기 전에는 대학에서도 순수 미술을 전공으로 삼아야 하는지 계속 고민하고 있었는데 수상을 계기로 진로를 정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어린 시절에는 바다그리기대회가 열리기 전이면 항상 설렜던 것 같다"며 "앞으로도 대회가 계속돼 많은 아이가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제15회 바다그리기대회에서 교육과학기술부장관상을 받은 한현선(23·여)씨는 "바다그리기대회는 '다시 미술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준 대회"라고 말한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미술을 해왔기 때문에 자연스레 예술고등학교에 진학했지만, 잘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주눅이 들어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일반 학교로 전학까지 고려했을 만큼 심각한 상황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마지막이라고 나간 바다그리기대회에서 그는 대상인 교육과학기술부장관상을 받았다.

한 씨는 "대회 날 남들보다 30분 정도 늦게 도착해 시간에 쫓겨 초조하게 그렸는데 생각하지 못한 큰 상을 받아 깜짝 놀랐다"며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처음으로 받은 큰 상이었다. 이 상은 나의 가능성을 다시 믿게 해줬고, 용기를 낼 수 있게 만들어줬다"고 웃으며 말했다.

편집 디자인 일을 하는 그는 조만간 다시 대학에 입학해 순수 미술을 배워볼 생각이라고 한다. 그는 "바다그리기대회에서 수상했기 때문에 미술과 비슷한 계통에서 일할 수 있는 것 같다. 나에게 자신감을 심어줬기 때문이다"고 했다. 그는 "나에게 큰 의미가 있는 대회인 만큼 인천 지역 아이들을 위해 계속 남아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