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문 대형화물선 등장에 탄성
○…"와! 배 들어온다! 배!" 인천항 갑문에서는 아이들이 대형 화물선의 입·출항 과정을 휘둥그레진 눈으로 바라보며 탄성에 또 탄성. 이날 바다 그리기 대회가 시작된 뒤에도 좀처럼 갑문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던 선박이 오후 3시께 등장하자, 기다림에 지친 아이들도 어깨가 들썩들썩.
"갑문은 항구와 바다 사이 조수간만의 차를 극복하기 위해 설치한 거야"라며 아들에게 자상하게 설명하는 아버지도 신기한 건 마찬가지. 인천 남구 대화초 4학년 김준(11) 군은 "이렇게 큰 배는 태어나서 처음 본다. 배에 탄 선원 아저씨들이 반갑게 손도 흔들어 줬다"며 싱글벙글.
■통기타 동아리 무료 버스킹
○…영종진공원에서는 중·장년층으로 이뤄진 인천 통기타 동아리 '인천통기타마을' 회원들이 재능기부 공연을 펼쳐 눈길.
나들이 삼아 공원에서 모임을 하러 나온 회원 20여 명은 가족 단위의 바다그리기 대회 참가자들을 위해 야외 무대에서 즉석 공연. 동아리 부회장을 맡고 있는 장정미(55·여)씨는 "행사가 있는 것을 모르고 무작정 왔다가 뜻하지 않게 아이들 앞에서 공연할 기회를 얻어 즐겁다"고 웃음.
■인방사 노래·마술공연 환호
○…1년에 한 번 개방돼 매년 다채로운 행사가 열리는 인천해역방어사령부에서는 올해도 해군홍보단의 노래 공연, 마술 공연이 펼쳐져 4천여 명 시민의 큰 호응을 받아.
특히 올해 처음 조성된 잔디 운동장은 아이들이 바다 내음을 맡으며 맘껏 뛰어놀 수 있는 장소로 활용돼 가족들에게 뜻깊은 추억을 선사하기도. 김서윤(연성초2) 군은 "아빠랑 같이 뛰어놀아서 신이 나고, 마술 공연으로 풍선 선물도 받아 재밌었다"며 웃음.
인천해역방어사령관 박동선 준장은 "연중 한 번 아이들에게 바다를 보여주는 동시에 친숙하고 든든한 해군의 모습으로 다가가려 노력하고 있다"고 전해.
■"녹색생활 탄소포인트 챙겨요"
○…정서진 행사장에서는 서구에서 운영하는 '기후변화 홍보관'이 학부모들의 관심. 홍보관에서는 각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기를 줄이는 만큼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탄소포인트제도에 대해 설명하고, 전기 절약을 생활화하는 방법을 설명. 홍보관에서 참가 학부모 등 100여 명이 탄소포인트제도에 가입.
고진희(45·여·서구 신현동)씨는 "최근 들어 온실가스와 환경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이런 홍보활동이 많은 사람이 환경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저도 이번 탄소포인트제 가입을 계기로 전기 절약 등을 생활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다짐.
■구월서초 플루트 멜로디 산뜻
○…월미도 행사장에서 식전 행사로 펼쳐진 구월서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들의 귀여운 플루트연주에 참가자들의 관심이 집중. 이연서, 이려원, 윤지혜 학생은 방과 후 수업 플루트교실에서 갈고닦은 실력을 행사장 무대에서 발휘.
학생과 학부모 모두에게 친숙한 곡인 'You raise me up'과 경쾌한 리듬의 'paris paris' 등 2곡을 연주하자 참자가들이 박수 갈채를 선사. 김경희 플루트교실 지도강사는 "수업 뒤 학교에서 취미로 악기를 배우는 학생들인데 바다그리기대회에 모인 많은 사람 앞에서 연주하게 돼 기쁘다"고 미소.
한편 월미도 행사장은 플루트 연주 외에도 커버댄스 공연, 부평구립풍물단의 길놀이 공연, 해경 함정의 해상 분수쇼 등 다채로운 식전행사가 진행.
■'명당잡기' 이른시간 북적북적
○…월미도 행사장에서는 행사 3~4시간 전부터 바다를 바로 앞에서 볼 수 있는 '수변데크' 자리를 차지하려는 참자가들의 치열한 자리다툼이 시작. 월미도문화의 거리를 따라 놓여진 목조 수변데크는 월미도 앞바다 유람선과 영종도, 인천대교, 영종대교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장소.
미처 자리를 못 구한 일부 참가자들은 바다 조망을 포기하고 멀찍이 떨어진 월미산 자락 그늘에 돗자리를 깔고 그림을 그리기도. 학부모 노정연(43·여)씨는 "보통 바다 그리기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텐트를 치기 위해 오전 10시부터 행사장에 자리를 잡는다"며 "나들이 겸 소풍 나온 기분으로 다같이 왔다"고 소감.
■어린이응원단·태권도 퍼포먼스
○…정서진에서는 초등학교 2학년부터 중학교 1학년으로 구성된 10명의 레드캣어린이응원단 학생들이 또래 친구들을 위한 힘찬 응원을 펼쳐 호응. 응원단장인 공항중 1학년 박사랑(13)양은 "바다그리기대회에 참가한 또래 친구들을 응원하기 위해 왔다"며 참가자들을 격려.
공연을 지켜본 아이들 역시 "정말 응원이 된 것 같다. 춤을 정말 잘 추는 것 같다"며 박수로 화답. 오후에는 초등학교 2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 학생 8명으로 꾸려진 청라익스트림태권도팀이 아크로바틱과 태권도를 결합한 퍼포먼스를 선보여.
박현지(15)양은 "연습 때는 힘들고 잘 안 되는 동작도 많았는데 공연을 잘 끝내고 나니 후련하다"는 소감 밝혀. 공연을 지켜본 김무성(6)군은 "아주 멋있었다. 형은 태권도를 배우고 나는 안 배우는데 저도 태권도가 배우고 싶어졌다"며 함박웃음.
■"상보다 즐거운 시간 추억으로"
○… 인천 서구 마전동에서 딸 김초희(능내초1)양과 함께 정서진 행사장을 찾은 이정주(44) 씨는 "좋은 추억을 만들기 위해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며 웃음. 그는 "워낙 유명한 대회라 딸 친구 어머니와 한번 같이 나가자고 했다"며 "그늘막이나 작은 책상 같은 물건을 미리 준비해서 마음 비우고 아침 일찍 함께 현장에 왔다"고 설명.
이어 "두 번째 참가인데, 상을 받는다기보다도 아이들끼리 그림도 그리고, 서로 놀기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은 것 같다"고 미소. 대회 20주년과 관련해선 "(바다그리기대회는) 아이들과 함께 좋은 추억을 만들 기회"라며 "(대회가) 앞으로 더욱 발전했으면 한다"고 기대.
/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