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제20회 바다그리기대회  인방사6
제20회 바다그리기대회에 참가한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인천해역방어사령부에서 펼쳐진 해군 의장대 시범을 관람하고 있다. /취재반

손주와 함께 월미도 문화의거리로
동네 주민끼리 '나들이 명소' 인기
정서진 행사장서 매년 가족소풍도
예비 화가들 거쳐야 할 '필수 코스'


경인일보 바다그리기대회는 전국 최대 규모의 초·중·고교 사생(寫生) 대회다. 초등학생과 중·고교생들은 교실 밖으로 나와 자신의 눈으로 본 바다에 상상력을 더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를 매년 5월이면 인천의 앞 바다곳곳에서 누린다.

이 대회는 그림을 그리는 참가자뿐 아니라 온 가족이 나오는 축제라는 점에서 다른 대회와 차별화된다. 미술 전공을 준비하는 고등학생들에게는 다른 미대 입시생들과 실력을 견줘볼 수 있는 경연장이기도 하다.

송도국제도시에 사는 김선아(39) 씨는 남편과 올해 동구 영화초등학교에 입학한 딸 전민지 양과 함께 만석부두에 나왔다.

인천에 살고 있지만 만석부두에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 김 씨는 "딸이 학교에서 바다그리기 대회에 대한 설명을 듣고 '꼭 가고 싶다'고 해서 가족이 함께 찾게 됐다"며 "첫 대회 참석인데도 매우 좋았고, 매년 참석하고 싶다"고 말했다.

연수구 옥련동에 거주하는 이복희(67·여) 씨는 초등학교 4학년 손자의 손을 잡고 월미도 문화의거리로 나왔다. 이씨에게 바다그리기대회는 손주들과 함께 추억을 쌓는 여행과 같은 것이고, 지금은 중학생이 된 손녀들이 초등학생 때 여러 차례 함께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이 씨는 "손주들과 함께 재미있게 보낼 수 있는 시간을 준다는 점 자체로도 이 대회는 내게 좋은 행사"라고 했다.

동네 주민들이 함께 나들이 장소로 바다그리기대회를 선택하는 경우도 많았다. 송창록(40·중구 신흥동)씨는 이웃 3가족과 함께 월미도 행사장을 찾았다.

송씨는 "아이들이 신청해서 오게 됐는데 어른들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치열하게 경쟁을 다투는 대회가 아닌 여유롭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즐길 수 있는 대회인 것 같아 만족한다"고 했다.

청라국제도시 주민 김유미(39·여), 강정현(42·여) 씨는 3년째 아이들과 함께 매년 5월 정서진 행사장에서 소풍을 즐긴다고 했다.

김씨는 "인천에 살아도 평소 '바다'라는 존재를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는 아이들에게 바다그리기대회는 '바다'를 구체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좋은 행사인 것 같다"며 "5월 말은 가족끼리 나들이 하기 딱 좋은 날씨다. 초등학교 1학년인 둘째 아이가 6학년이 될 때까지 계속 참가할 계획"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대학교에서 미술 전공을 희망하며 준비하는 인천의 중·고교생에게 바다그리기대회는 한 번은 거쳐야 할 '필수 코스'가 된 지 오래다. 미대 입시 전문학원 사이에서 바다그리기대회는 '수준급 대회'로 통하기 때문이다.

인천 C&C 미술학원 강사로 학생 60여명과 함께 인천항 갑문에 나온 박준민(22) 씨는 "경인일보 바다그리기대회는 시상 훈격이 높아 전국에서도 '메이저급'으로 알아준다"며 "참가 중·고등학생들의 열의가 높으면서도, 실외에서 개최하는 대회라서 실내 대회보다는 부담이 적고 바닷가라서 신선한 영감도 준다"고 말했다.

/취재반

■ 취재반 = 팀장 이진호 부장, 김명래 차장, 김민재·정운·김주엽·윤설아 기자(이상 사회부), 임승재 차장, 홍현기 기자(이상 경제부), 김명호·이현준 차장, 박경호 기자(이상 정치부), 김성호 기자(문화체육부), 임순석 부장, 조재현 기자(이상 사진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