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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책임지며 현장 최일선 뛰는 '市얼굴'
항의성 민원인 늘어… 대치시 가장 긴장
나아진 분위기서 관련부서 연결때 '보람'


이달 말 정년퇴임을 앞둔 한영환(60) 인천시청 청원경찰 대장은 최근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인천시장 주재 월례조회 때 연단에 올랐다. 인천시 월례조회에서는 직원의 자유발언 기회가 주어지는데, 시청 청원경찰로선 처음으로 한영환 대장이 발언자로 나섰다.

그 자리에서 한영환 대장은 시민을 가장 먼저 '마중'하고, 때로는 성난 민원인과 '대치'하면서 30년 넘게 지켜온 인천시청 정문 이야기를 했다. 발언이 끝난 직후 인천시 직원들은 기립박수를 보냈고, 유정복 인천시장은 한영환 대장을 꼭 껴안으며 "그동안 수고 많으셨다"는 말을 건넸다.

5일 시청에서 만난 한영환 청경 대장에게 월례조회 자유발언을 신청한 이유를 물었다. 그는 "청원경찰은 시청의 안전을 책임지면서 현장 최일선에서 시민을 먼저 만나는 인천시의 얼굴"이라며 "청원경찰 후배들이 그러한 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다른 인천시 직원들도 청원경찰의 고생을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에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한영환 대장은 경기도에 속했던 인천시가 광역단체인 '직할시'로 승격한 1981년부터 인천시청 청원경찰로 일했다. 그때는 인천시청이 지금의 인천 중구청이었다. 당시만 해도 10명에 불과하던 시청 청원경찰은 1985년 시청사가 구월동으로 옮긴 뒤 계속해서 조직이 커지면서 현재의 48명으로 늘었다.

한영환 대장은 "청원경찰을 시작할 때 김찬회 시장이 제1대 인천직할시장으로 재직했다"며 "당시에는 자동차 등록업무나 각종 허가업무를 지금처럼 군·구청에서 하는 게 아니라 시청에서 처리해서 시청을 찾는 시민이 많았다"고 했다.

지금은 상당수 업무가 군·구청으로 이관돼 시청을 찾는 시민이 과거보다 다소 줄었지만, '항의성 민원인'은 많아졌다고 한다. 그만큼 공공기관의 권위주의가 해소됐다는 게 한영환 대장 얘기다.

그는 "항의성 민원인과 대치할 때가 가장 어렵고 긴장되지만, 항상 민원인의 입장에서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를 들어주려 노력했다"며 "한결 좋아진 분위기에서 민원인을 민원 관련 부서로 연결해 줄 때가 가장 보람찼다"고 했다.

이어 한영환 대장은 "청원경찰 후배들이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면 시청가족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기에 충분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영환 대장은 10여 년 전부터 틈날 때마다 걸어서 전국을 도는 '국토종주'에 나섰다. 한영환 대장은 "전남 목포에서 해안을 따라 인천 강화도로 올라온 서해안 코스가 가장 좋았다"며 "은퇴 후에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종주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