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구 일부에 도자기 소품 매칭 '눈길'
"의도보다 더 좋게 사용될때 되레 배워"
다양한 분야서 영감 공예예술 새 지평
그 자체로는 특별한 쓰임이 없을 것 같은 옛 건물에서 나온 오래된 목재나 고가구의 일부 재료를 도자와 접목해 새로운 작품 세계를 표현하는 작가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3~11일 여주 신륵사관광단지 도자명품관에서는 지역 공예작가들이 핸드메이드로 만든 공예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제1회 여주시 공예 박람회'가 열렸다. 이번 박람회는 지역 작가 50여 명이 직접 만든 나무와 섬유, 그리고 금속 공예 작품 1천여 점의 전시와 판매, 체험 행사가 진행됐다.
생활용품에서 과거 우리 삶에 주로 사용되던 생활 소품과 가구 등 다양한 분야의 희소성 높은 작품들 속에 소목 공방 툇마루 박진태 작가의 작품은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만했다.
소목공방(툇마루)과 도자공방(비갑)을 오가며 작업하는 박진태(53) 작가는 한옥 문살과 고가구에서 떨어져 나온 나무에 도자기 부조로 만든 소품으로 문인화의 느낌이 나도록 제작해 걸어뒀는데 관람객들의 반응이 예상외로 좋아 점차 다양한 시도로 새로운 작품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는 직접 도자기를 빚고 나무를 다듬어 그 둘을 하나의 이야기로 묶어내는 작업을 했다.
박 작가는 "작업을 지켜보는 이들은 저마다 결과물을 예측하지만 상상과 다른 완성품을 보고 재미있어한다"며 "일정한 형식이 없이 즉흥적으로 작품을 만들어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작품 마다 상상하는 이야기가 있고 완성된 작품을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또 그 사용에 따라 변화하는 작품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제 작품을 가져가서 거실에 걸어 놓고 작은 소품을 얹은 사진을 메신저로 보내주는 분도 있다"며 "작품을 만들 때 이렇게 쓰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이상으로 쓰임이 있다는 것을 오히려 배우는 경우가 많다"며 작품을 통해 소장가들과 소통하는 작가의 즐거움을 설명했다.
박 작가는 작품을 구상할 때 옛 서화와 공예품, 그리고 현대 회화와 조형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받은 영감을 도자기와 나무의 조화를 통해 도자와 공예 예술의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고 있다.
여주/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