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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수정구에 자리한 동의바이오는 현미 동충하초에 더 많은 코디세핀을 담은 상품을 출시해 놓고 있다. 하지만 중국 바이어들이'곤충'이 아니라고 지적하자 귀뚜라미와 굼벵이 등 식용 곤충을 이용한 동충하초를 개발해 냈다. 동의바이오 황서운 사장(사진 왼쪽)과 이정우 홍보이사. /권순정기자sj@kyeongin.com

희귀의약품 지정물질 '코디세핀' 원료
기존 국내기술보다 2배이상 추출가능
식용 귀뚜라미·굼벵이 이용 특허신청


동충하초
"귀뚜라미 동충하초에서 추출한 코디세핀으로 급성 백혈병 환자를 살리는 날이 얼마 안 남았습니다."

설립한지 이제 막 2년이 된 스타트업 기업, 동의바이오(성남시 수정구 소재)의 황서운 사장은 야심찬 미래를 설계 중이다. 곤충의 단백질을 머금은 동충하초를 대량생산하고 그 핵심성분인 코디세핀의 추출량을 높여 시장 경제성을 갖춰 인류에 공헌하겠다는 꿈이다.

코디세핀(Cordycepin)은 2007년 FDA로부터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에 대한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물질로, 현재까지 동충하초에서만 발견된다. 이 물질은 항세균, 항진균, 항바이러스, 항암 작용을 하는 물질로 면역력 증강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문제는 값이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미국 시약회사인 시그마 알드리치사가 지난해 책정한 가격은 1g에 1천132만원.

원재료 값이 높은 것은 추출기술이 아직 초기에 머물고 있고 이 물질이 담긴 동충하초 생산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 문제들을 풀기 위해 황 사장은 지난 5년을 '곤충을 이용한 동충하초'연구에 쏟아왔다.

황 사장은 "농촌진흥청에서 누에로 동충하초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지만 누에 값이 비싸, 값싼 중국산 번데기와 구하기 쉬운 현미를 이용한 동충하초가 시장을 잠식했다"며 "누에 대신 값싸고 대량 생산이 쉬운 곤충을 찾던 중 지난해에 식용으로 인정을 받은 쌍별귀뚜라미와 굼벵이를 이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미 동충하초가 국제시장에서 인정받기 어렵다는 점을 안타깝게 생각했다.

황 사장은 "동충하초라면 지구 끝까지도 쫓아가는 중국 바이어들이 현미 동충하초를 보고는 갸우뚱했다"며 "본래 곤충의 단백질에 기생해 자라는 버섯인데 현미는 벌레가 아니지 않느냐는 거였다. 반드시 대체 생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연구 동기를 설명했다.

황 사장은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마련한 '식용곤충 사육판매 창업과정'을 이수하고 동충하초의 코디세핀 함량을 높이는 기술을 연구, 이에 대한 특허를 획득한 상태다. 또 지난 2월에는 굼벵이와 귀뚜라미에서 동충하초를 생산하는 기술을 특허 신청했다. 이제 남은 것은 코디세핀 추출량을 높이는 것.

황 사장은 "국내 기술은 1㎏의 동충하초를 가지고 코디세핀 1천~1천500㎎ 정도를 추출하는 수준"이라며 "동의바이오는 1㎏당 3천㎎은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5천~1만㎎도 추출한 경험이 있다"고 소개했다.

황 사장은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자연에서 치료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신념으로 여기까지 왔다"면서 "'홍익인간'을 신념으로 인류에게 이로운 결과물을 꼭 만들어내고 싶다"며 웃었다.

성남/김규식·권순정기자 sj@kyeongin.com 이미지/아이클릭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