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세텍서 열린 박람회 찾아… 150여 참가 업체 정보 수집
'저렴하지만 실속있는 메뉴로 인기' 주점 프랜차이즈에 관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부스서 '본부 갑질' 구제 등 교육받아
운영 중인 가맹점 찾아 메뉴·인테리어 살펴본 후 '창업 확정'

직장인 이모(32)씨는 프랜차이즈 창업을 구상하고 있다. 특별한 기술이나 경험이 없는 이씨에게는 프랜차이즈 창업이 잘 맞는 것 같았다. 프랜차이즈는 가맹본부의 노하우를 배워 빠르게 상권에 스며들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브랜드 이미지가 타격을 받을 경우 피해는 고스란히 가맹점주의 몫으로 남게 되는 위험도 안고 있다. 새로운 도전을 위한 정보 수집을 위해 프랜차이즈 박람회를 찾아보기로 했다.
# 서울 프랜차이즈 박람회에 가다
이씨는 지난 8∼10일까지 서울 세텍(SETEC)에서 열린 '서울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를 방문했다. 총 3개관으로 나뉘어 열린 이번 창업 박람회는 150여 업체가 참가했다. 프랜차이즈 창업 개최 첫날부터 많은 인파가 몰려 창업에 대한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박람회에서 만난 한 가맹본부 관계자는 "요즘에는 소자본과 적은 노동력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프랜차이즈 창업이 뜨고 있다"며 "소자본이기 때문에 위험도 줄었다"라고 소개했다.
'술 장사가 남는 장사'라는 얘기를 많이 들어온 이씨는 한 주점 프랜차이즈와 상담을 진행했다. 제공 받은 자료에는 성공적인 가맹점의 월매출 현황이 적혀 있었다. 66㎡ 정도의 작은 공간이지만 월 3천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었다.
업체 관계자는 "저렴하지만 실속있는 메뉴로 손님들의 입맛을 이끌고 있다"며 "최대 1억원 까지 무이자 대출지원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창업을 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커졌다.

# 프랜차이즈 창업 시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박람회 한 편에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불공정거래 피해상담센터' 부스가 마련돼 있었다. 이곳에서는 프랜차이즈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해 가맹본부로부터 받은 피해 구제 방법, 창업 시 주의해야 할 점 등을 소개하고 있었다.
가맹본부의 '갑질'로 가맹점이 피해를 입은 사례가 종종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데다 경기마저 좋지 않다고 하니 조언을 들어보기로 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본부와 가맹점 간의 불공정 거래 사례는 크게 몇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고 운을 띄웠다. 가장 먼저 지적된 것은 입지 문제였다. 가맹본부의 추천으로 가맹점 위치를 결정했지만 본부에서 얘기한 매출이 나오지 않을 경우다.
두 번째는 허위과장광고였다. 매출을 보장한다는 얘기를 듣고 창업을 했는데 광고의 내용과 실제 상황이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 본부에서 정한 인테리어 가격이나 납품 음식의 단가가 비쌀 경우에도 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공단 관계자는 "분쟁이 발생했을 경우 먼저 해야 하는 일은 한국공정거래조정원 등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라며 "소송을 진행할 수도 있지만,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행정기구의 도움을 먼저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곳에서는 가맹본부의 불법적 행위를 찾고 양측이 적당한 선에서 합의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이 경우 양측이 합의까지 이뤄지는 경우는 70% 정도가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예비 가맹점주는 향후 분쟁으로 번질 경우를 대비, 사실 확인을 위한 기초 자료를 모아두면 좋다고 조언했다. 가맹본부와의 상담 시 들었던 것과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내용이 다른데 대비하는 것이다.
기초 자료를 모아놓지 못해 분쟁 조정이나 소송을 아예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비슷한 입지 환경에 있는 가맹점주를 만나 직접 얘기를 들어보는 것도 프랜차이즈 창업 준비의 중요한 요소다.
# 직접 업체 찾아가 정보 얻기
이씨는 가맹본사 담당자와 상담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온 뒤에도 여전히 프랜차이즈 창업에 대해 의문점이 남았다. '정말로 수익이 남을까?', '가게를 열면 손님들이 얼마나 찾아올까?', '음식 조리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을까' 등이다. 소상공인진흥공단 관계자의 조언이 떠올랐다.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직접 가맹점을 찾아가 현장을 봐야 한다는 것. 직접 상황을 봐야 창업에 대한 판단이 설 것만 같았다.
퇴근 후 A매장에 가보기로 했다. 우수 가맹점으로 선정된 곳이었지만 아쉽게도 일시 휴업 중이었다. 다른 매장을 검색해봤더니 차로 20분여 거리에 B매장이 있다. 손쉽게 매장 위치를 찾을 수 있었고 가맹점 간의 거리도 있어 가맹점 간의 과당경쟁 요소는 적어 보였다.
B매장에 도착했을 때 역시나 인테리어가 눈에 띄었다. 박람회 부스에 설치됐던 것과 같은 모습이었는데, 독특한 인테리어가 처음 가게를 방문한 고객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해 보였다. 오후 7시 30분께 매장에 들어섰는데 이씨가 첫 손님이었다.
평일 저녁이긴 했지만, 근처 다른 가게에는 손님들이 북적이는 것을 보면서 마음 한 편으로 걱정도 들었다. 메뉴 구성은 식사류보다는 안주류가 많았고 가격이 다른 곳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해 젊은 층을 주된 타깃으로 설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30대 소비자들이 많이 다니는 지역에 입점하는 것도 성공의 열쇠인 듯 싶었다.
김치찌개, 깐풍새우, 찹스테이크, 콘치즈 등 추천 메뉴를 중심으로 주문했다. 간편 조리가 특징인 만큼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점이 장점이라는 설명을 들었는데 실제로 10분 이내에 음식이 나왔다.
안주 가격이 1만원 대를 넘지 않았는데 양이나 질적인 면에서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았다. 가맹 본부 측에서 예비 점주들을 대상으로 직접 음식을 맛볼 수 있도록 시식 프로그램도 준비한 만큼 질적인 면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했다. 하지만 뒤이어 들어온 손님들은 메뉴를 보고 나가기도 했다.
# 프랜차이즈 창업해야 할까
여러 정보를 모아본 이씨는 결국 프랜차이즈 창업에 도전하기로 했다. 하지만 무작정 창업을 하기보다는 성공의 이면에 숨겨진 실패 요소들을 꼼꼼히 찾아보고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가게의 사장님이 된다는 것은 매장 입지 선정과 가맹점 선택, 매장 운영과 홍보 등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한다.
아무 경험이 없는 초보 창업자로서는 가맹본부와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겠지만 가맹본부의 얘기를 전적으로 믿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