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엔스토리 강화 고려궁지
강화도가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 시기는 고려때 였다. 1232년 몽골과 전쟁을 치르던 고려가 수도를 개경에서 강화로 옮기면서 39년간 강화도는 고려의 전시(戰時) 수도가 됐다. 사진은 강화읍에 위치한 고려궁지는 1964년 사적 133호로 지정됐다. /경인일보 DB

1232~1270년 몽골침략 맞선 수도
인천시, 2045년까지 대규모 발굴
신도시 조성·강화읍 중심지 이동
궁궐터발견땐 역사문화단지 조성

본래 도읍 개성, 자료·전문가 많아
전시·학술회의등 北교류사업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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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가 39년간(1232~1270년) 고려의 수도였던 강화도의 역사유적을 대대적으로 발굴해 복원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남한 내에서 유일하게 강화도에 방대하게 남아있는 고려 유적을 발굴하고 복원시켜 강화를 경주나 부여 같은 '고도(古都)'로 자리매김시키겠다는 게 인천시의 구상이다.

인천시는 최근 이런 내용이 담긴 '강도 복원 프로젝트 기본구상안'을 발표했다.

강화도에 170만㎡ 규모의 신도시를 조성해 공공기관, 학교, 주택, 상가건물을 비롯한 강화읍 중심지역 전체를 옮기고, 비워진 땅에서 대대적인 발굴조사를 추진한다는 게 인천시가 구상하는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시는 궁궐터가 발견될 경우, 개성 만월대처럼 복원사업을 추진해 '고려역사문화단지'(약 100만㎡ 규모)를 조성하기로 했다.

남북한 학자들은 2007년부터 2015년까지 7차례에 걸쳐 개성 만월대 공동 발굴조사를 펼쳤다. 만월대를 포함한 '개성역사유적지구'는 201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북한 쪽에 고려 유적 관련 전문가와 자료가 남한보다 많기 때문에 남북이 공동으로 강화도 고려 유적을 발굴하고, 강화와 개성을 연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4기의 고려왕릉
강화도에 있는 고려시대 임금이었던 원종의 왕비 순경태후의 무덤 가릉(嘉陵), 희종의 무덤 석릉(碩陵), 강종의 부인 원덕태후의 무덤 곤릉(坤陵), 고종의 무덤 홍릉(洪陵) 등 총 4기의 고려왕릉(사진 왼쪽부터). /경인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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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시 강도(江都)프로젝트 시동

강도(江都)는 고려 왕실이 몽골의 침략을 당했을 때 수도를 개성에서 강화도로 옮기면서 부르던 강화의 이름이다. 그 기간은 39년에 달한다.

강화도에 신도시를 조성해 고려의 궁궐이 있던 지역으로 추정되는 강화읍 중심지역을 통째로 옮기고, 그 자리에서 대대적인 고려 역사유적 발굴조사를 진행해 2045년까지 강도의 옛 모습을 복원하는 게 프로젝트의 최종 목표다.

시는 프로젝트를 '고려 궁궐 재건·활용', '고려 기록유산 활용', '강화 역사건조물 활용', '강화 역사유적 가치창조', '고려 건국 1천100주년 기념사업'을 각각의 주제로 하는 5개 분야로 나눴다. 고려 강도 복원사업을 비롯해 총 20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시는 고려 유적 발굴·복원 사업에 앞서 내년까지 약 60억원을 투입해 고려 궁궐 미니어처 전시관을 조성하기로 했다. 고려 궁궐 고증작업은 인천문화재단 강화역사문화센터와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가 협업할 계획이다. 인천시와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올 하반기부터 고려궁지 범위를 확정하기 위한 기초조사도 벌일 예정이다.

시는 내년부터 개성과 고려 역사 관련 교류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통일부, 남북역사학자협의회 같은 민간단체와 협의해 나갈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고려 복원 사업이 완성되기 위해선 북한과의 학술 교류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고려 강도 복원으로 강화도를 경주처럼 국내 최대 역사문화관광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 고려복원 시동 거는 사업들 뭐가 있나

인천시는 강도(江都) 프로젝트를 실현시키기 위해 20개 세부사업을 확정했다.

우선 2018년까지 고려궁궐을 재현한 미니어처 전시관을 만들 예정이다. 강화읍에 있는 옛 조양방직 터나 강화군립도서관 자리에 고증을 거쳐 고려 궁궐을 미니어처로 재현시킬 계획이다.

2018년까지 추진될 이 사업 예산은 60억원으로 미니어처 전시관이 만들어질 경우 고려 역사·문화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관광상품이 될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강화 세계기록유산 자료관'을 건립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현재 강화도와 관련된 기록유산으로는 고려상정고금예문, 강화 외규장각 도서(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조선왕조실록(태조~명종·규장각 소장), 강화 출신 박두성 선생이 창시한 '훈맹정음'(국립한글박물관 소장) 등이 있다.

시는 강화도에 있던 이런 기록유산을 원래 자리에 되돌려 놓자는 취지로 자료관을 만들어 한데 모은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강화 해안가에 집중돼 있는 해양관방유적과 고려왕릉 4기(홍릉, 석릉, 가릉, 곤릉)를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시키는 작업도 2021년까지 추진한다.

강화해양관방유적은 17∼19세기 무렵 인천 강화도 해변에 건설된 보(堡), 돈대(墩臺), 산성 등을 말한다. 이 유적은 동아시아의 해안 방어 체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군사유산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등재대상은 강화산성, 강화외성, 삼랑성, 강화돈대 25개와 강화도에 남아 있는 고려왕릉 4기이다.

이밖에 현재 보물로 지정돼 있는 강화 정수사 법당과 강화 전등사 대웅전을 국보로 승격시키는 것을 비롯해 강화·개성 유물 교류전, 팔만대장경 판당을 찾기 위한 학술조사, 고려궁지 정궁 발굴 및 재건 등이 주요 세부 사업으로 포함됐다.

# 고려 복원 완성 위해 남북 교류 필수

인천시가 39년간 고려의 전시(戰時) 수도였을 당시 강화도 모습을 복원하겠다는 '강도(江都)의 꿈 실현 프로젝트'가 현실화 하기 위해서는 북한과의 교류가 반드시 필요하다.

고려의 본래 수도인 개성에서는 고려 역사유적 발굴과 복원이 상당히 진행돼 남한보다 관련 전문가와 자료가 더 많다. 개성 만월대 발굴조사는 남북한 학자들이 공동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만월대를 포함한 '개성역사유적지구'는 201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국제적으로도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인천시의 고려 강도 복원 프로젝트가 개성과 연계돼야 하는 이유이다.

우선 인천시는 남북한에서 각각 출토된 고려 관련 유물 교류전시전과 고려왕릉 사진전 개최를 추진할 계획이다. 시는 강화도·개성 교류 전시회가 전국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소재이기 때문에 고려 강도 복원 프로젝트의 국민적 관심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시는 내년에 강화도와 개성에 있는 중학생을 대상으로 '강화도·개성 교차 수학여행'도 추진하기로 했다. 유엔이 주최하고, 인천시와 개성시가 주관해 남북한 중학생 각각 40명이 고려역사유적을 답사한다는 구상이다.

내년에 남북한 학자와 해외학자를 초청해 '고려 건국 1천100주년'을 주제로 한 국제학술회의를 인천에서 개최하는 방안도 인천시가 추진할 교류사업 중 하나다.

인천시와 개성시가 고려 역사를 매개로 자매결연을 맺는 게 강화·개성 교류사업의 최종 목표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