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서울 학교·학부모단체
의견수렴없이 일방적인 결정
하향 평준화·강남학군 부활…
재지정 취소땐 손해배상 고려
■진보성향 교원·학부모단체
우선 교육공약 압도적 1순위
교육 다양성위한 자율권 남용
국영수 중심 입시교육 문제
전국외국어고등학교 교장협의회는 22일 오후 6시 서울역 인근에서 모임을 가졌다. 외고 폐지와 관련해 협의회 차원의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 만난 것으로, 회동 직후 성명을 내고 "외고에 대한 여론몰이식 폐지정책을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오전에는 학부모들로 구성된 자사고 학부모연합회도 기자회견을 열었다. 학부모들은 "거듭해 대화를 요청하는데도 단 한 차례의 공청회나 의견 수렴도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며 "아이들은 실험용 생쥐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에는 서울지역 자사고연합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오세목 자사고 연합회장은 "자사고를 없앤다고 하자마자 하향 평준화, 강남 학군 부활, 지역 격차 확대 등 획일적 평준화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며 "국가정책을 믿고 자사고들은 수백억 원의 인프라 투자를 했고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진학시켰는데, (재지정 취소가 결정되면) 그간의 노력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진보성향의 교원·학부모 단체에서는 외고·자사고 폐지가 일반고 정상화의 첫 걸음이라는 주장이다.
송인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는 "3천500명의 시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육공약 우선 도입' 관련 설문에서 외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공약이 압도적으로 1순위를 차지했다"며 "교육의 다양성을 위해 자사고와 특목고 같은 학교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다양한 교육 대신 국가가 준 자율권을 남용해 일반고는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국영수 교과 중심 입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온라인에서도 논란은 이어졌다. 입시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학교의 서열화를 없애고 대신 일반고의 학사과정과 인프라 등 질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과 "학교가 아닌 곳에서 입시준비를 해야 하니 사교육은 더욱 활개칠 것"이라는 의견 등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신선미기자 ssunm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