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발전 노력·문학적 업적등 찬란
'동문·문우' 중심 지난 5월부터 추진
부친이 일하던 옛 염전 자리에 건립
"이끌어준 분들께 영광 돌리고 싶어"
아버님은 한편생을 소금처럼 사시었다/목도질로 휘인 어깨 움푹 패인 삶의 무게/이마에 소금곷 피면 더욱 척척 메셨다.
조강지처 잃은 설움 이 아들로 달래시며/점심밥 내갈 때마다 되먹여서 보내시니/아버님 사랑을 먹고 정금처럼 살아왔다.
이제 와 반세기 넘어 그때 거기 또 와보니/소금밭에 비친 하늘, 하늘마당 염전인지/아버님 파안대소에 눈물범벅 적십니다. (아버지와 소래염전, 이광녕 작)
효봉(曉峯) 이광녕(71) 시조시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시조비가 인천 소래습지생태공원안에 세워졌다.
'효봉 이광녕 박사 시조비 건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지난 8일 인천 소래습지생태공원에서 시조비(碑) 제막식을 개최했다.
시조비 건립은 이광녕 시인이 보여준 시조 발전에 대한 평생의 노력과 그의 문학적 업적, 고향 인천에 대한 애향심을 오래도록 기리자는 뜻에서 추진됐다. 추진위는 그의 동문과 문우를 중심으로 지난 5월 결성됐다. 시조비가 세워진 소래습지생태공원자리에 있던 옛 염전은 시인의 부친이 일하던 곳이었다고 한다.
제막식에는 이광녕 시인과 가족들, 박헌오 전 대전문학관 관장, 이석규 한국시조협회 이사장, 원용우 한국시조협회 고문, 김토배 한국시조협회이사, 김중위 전 환경부장관, 문복선 추진위원장, 이상길 동인천고등학교 2회 동창회장, 정태민 인천논현초등학교 총동문회장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제막식은 이광녕 시인의 약력 소개와 시조비 건립 취지문 소개, 건립 경과보고, 이경주·조영희·박희옥 시인과, 황수안 사진작가의 시 낭송과 제막 순으로 진행됐다.
이광녕 시인은 "내가 쓰러지면 반드시 일으켜주시는 분이 계셨고, 교만할 땐 이를 꺾어주시는 분도 있었다"며 "갯벌 '흙수저' 출신인 미천한 내가 시조비의 주인공이 된 것은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늘 염전에 계신 아버님과 그동안 이끌어주신 많은 분들께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광녕 시인은 1975년 '교단문예'에 작품 발표를 계기로 활동을 시작해, 1993년 문예지 '문예사조'를 통해 시조시인으로 등단했다. 1967년부터 최근까지 초·중등학교와 대학 등에서 제자를 양성했고 지금도 후학을 양성 중이다.
(사)한국시조협회 명예이사장, 월하시조문학회 회장, 강동예술인총연합회 총회장, 세종문학회 고문 등을 역임했다. 논현초등학교와 동인천중·고등학교, 서울교대, 국제대 국문과, 연세대 대학원(석사), 세종대 대학원(박사) 등을 나왔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