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령도 사곶 - 세계 2곳밖에 없는 천연비행장
대청도 모래울 - '한적한 남태평양' 사막은 덤
연평도 구리동 - 흰 자갈·해송·시원한 바람
승봉도 이일레 - 수심이 얕아 어린 자녀 안심
대이작도 작은풀안 - '풀등' 유명 고둥 잡기도

중구의 을왕리·왕산·실미·하나개해수욕장과 강화군의 동막·민머루·대빈창·조개골해수욕장 등 8곳은 이달 1일, 영흥도 장경리해수욕장은 7일, 장봉도 옹암해수욕장은 14일 문을 열었다.
15일 대청도 모래울해수욕장, 17일 연평도 구리동해수욕장에 이어 타 지역에 비해 수온이 낮은 백령도 사곶해수욕장이 20일 개장하면 인천의 21개 해수욕장 모두 문을 열게 된다. 그에 맞춰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도 시작된다.
중구, 강화군, 옹진군에 걸쳐 168개의 크고 작은 섬을 보유하고 있는 인천은 섬 속 해수욕장들을 다수 간직하고 있다. 부산의 해운대를 비롯해 강원도의 유명 해수욕장 등 바다에 면한 육지 해수욕장과 다르게 섬 지역 고유의 특징을 안고 있다.
다소 먼 이동 거리에 많은 볼거리와 즐길거리 등으로 인해 최소 2박 3일에서 3박 4일 정도의 일정을 요하는, 여름 휴가철에 찾으면 제격인 인천지역 섬 속 해수욕장을 미리 가보자. 접근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일상에서 벗어나 색다른 환경에서 한적한 휴가를 보낼 수 있는 최고의 장소들이다.

서해 5도 최북단에 위치한 백령도까지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쾌속선으로 약 4시간이 걸린다. 사곶해수욕장 백사장은 이탈리아 나폴리 해변과 함께 세계에서 두 개뿐인 천연비행장(천연기념물 제391호)이다. 일반적인 해변과는 토질이 달라서 부드러우면서도 발이 빠지지 않는 단단한 규조토로 이뤄진 진귀한 해변이다.
약 4㎞ 길이에 썰물 때에는 300m 이상의 단단한 도로가 생겨 차도로도 사용되고, 군 수송기의 이착륙도 가능하다. 실제로 한국전쟁 때는 미 공군의 전투기들이 뜨고 내리는 활주로로 사용되기도 했다. 반대로 밀물 때 바닷물이 차면 수백m를 걸어 들어가도 수심이 성인의 가슴 높이밖에 안 되기 때문에 해수욕에 안성맞춤이다.
사곶해수욕장 외에도 천연기념물 제329호로, 작은 자갈들이 깔린 콩돌해변, '신이 빚어 놓은 절경' '서해의 해금강'이라 불리는 두무진 등 200㎞ 넘는 바닷길을 달려 백령도에 갔다면 해수욕과 함께 비경들을 접하고 가슴에 담아와야 한다.

#대청도 모래울해수욕장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백령도 가는 배를 타면 인근의 소청도와 대청도를 경유한다. 백령도에 비해 유명세가 덜한 대청도는 그만큼 자연 보전이 잘된 곳이다. 북적임이 싫은, 호젓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 휴가객들에게 제격이다.
대청도는 섬 전체가 해수욕장이라고 해도 될 정도다. 10여 곳의 해변 중 길이 1㎞, 너비 100m의 모래울해수욕장이 가장 유명하다. 우리나라 10대 해변으로 손꼽히는 모래울해수욕장은 우거진 해송, 희고 고운 금빛 모래, 푸른 바다가 어우러져 남태평양의 해변에 와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할 정도다.
모래울해수욕장 2배 정도 규모의 농여해변도 유명한데 이곳은 고목나무, 바위 등 기암괴석들이 많아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해수욕장 외에도 대청도 옥죽포에선 사막을 만날 수 있다. 환경부에서도 공식적으로 사막으로 지칭한 활동 사구로, 길이 1.6㎞, 너비 600m로 국내 최대 크기를 자랑한다. 해변의 마른 모래들이 바람에 날려 만들어지면서 해발 80m의 모래산이 형성돼 있다.

#연평도 구리동해수욕장
연평도는 해수욕장보다는 '조기와 꽃게', '안보'가 연상되는 곳이다.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쾌속선으로 2시 간 여 거리에 있다.
예로부터 연평도는 전국 최대 조기 산지로 이름을 날렸다. 조기잡이가 시들해진 1970년대부터 꽃게가 잡히기 시작해 '꽃게의 섬'으로 친숙하다. 이어서 1999년 제1 연평해전과 2002년 제2 연평해전, 2010년 북한의 포격 도발 사건을 겪으면서 안보체험관광지로도 이름을 얻었다.
평화공원에서 2㎞ 정도 가면 구리동해수욕장이 나타난다. 기암괴석과 흰 자갈 그리고 고운 모래가 어우러진 구리동해수욕장은 길이 1㎞, 너비 200여m의 자연해변이다.
특히 북녘 해안이 보이기 때문에 망향의 그리움을 달래주는 곳이기도 하다. 해송이 어우러져 한여름을 시원하게 보내기에 좋은 해변이다. 맑고 푸른 바닷물에 시원한 바닷바람이 연평도에 처음 발을 내디뎠을 때의 다소 무거웠던 마음을 날려 버린다.

#승봉도 이일레해수욕장
섬 전체가 마치 하늘을 비상하는 봉황을 닮았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진 승봉도는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쾌속선으로 1시간 여 달리면 도달할 수 있다. 승봉도의 최고 명소는 이일레해수욕장이다.
이일레해수욕장은 길이 1천300m의 고운 모래로 이뤄진 자연해변이다. 물이 맑고 수심이 얕으며, 백사장의 경사가 완만하다. 썰물 때가 되어도 갯벌 대신 고운 모래만 드러날 뿐이어서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이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밤에 손전등을 들고 해변에 나가면 낙지, 고둥, 소라 등을 잡을 수 있다.
해수욕장 인근에는 나무데크로 만든 부두치 해안 산책로가 마련돼 있다. 걷기 코스로 제격이며 산책로 끝 지점에선 아담한 목섬도 만날 수 있다.

#대이작도 작은풀안해수욕장
승봉도와 함께 옹진군 자월면에 속한 대이작도는 바다 위의 신기루 '풀등'을 품고 있어서 더욱 유명하다. 국내 공중파 방송 예능 프로그램의 전파를 타기도 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작은풀안해수욕장은 조수간만의 차가 심하지 않아 언제나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간조 때는 고둥과 낙지 등도 잡을 수 있다.
작은풀안해수욕장 동쪽 해안에는 데크 산책로가 개설돼 있다. 산책로가 끝나는 지점에 서 있는 정자에서는 큰풀안해변, 풀등, 사승봉도 등 주변 절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데크 산책로 중간쯤에선 자연사적으로 큰 의미를 지닌 우리나라 최고령 암석도 관찰할 수 있다. 깊은 땅속에서 높은 열과 압력을 받아 형성된 것으로 알려진 '혼성암'은 화강암과 변성암이 혼합된 암석이다. 학계에선 무려 26억1천만년 전의 것으로 보고 있으며 남한에서 가장 오래된 암석 연령을 띠고 있다.
이 밖에도 덕적도의 서포리해수욕장과 밧지름해수욕장, 굴업도의 굴업도해수욕장, 자월도의 장골해수욕장도 해수욕과 함께 섬 분위기를 만끽하면서 휴가를 보내기에 좋은 곳이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많지 않다면, 육지와 도로로 연결된 강화도(석모도), 영종도(용유), 영흥도 등의 해수욕장을 찾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김영준·김민재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