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지난 13일 삼성과의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한 끝에 9-8로 승리하며 8연패의 사슬을 끊었지만 10개 구단 중 가장 강력하다고 평가받던 불펜과 마무리가 동시에 무너지며 아쉬운 모습을 드러냈다.
전반기 84경기를 치르면서 kt가 손에 쥔 성적표에는 28승56패 승률 0.333가 적혀 있다.
kt는 앞선 2시즌에서는 투수력은 약하지만 강력한 타선을 자랑했었고 이번 시즌에는 투수력만큼은 다른 팀들 보다 확실한 우위는 아니더라도 대등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했었다.
하지만 전반기를 마친 결과 kt는 투수력과 타력 전 부문에서 신생팀다운 초라한 성적표를 손에 쥐고 있다.
시즌 초반 리그 최강의 불펜을 자랑했던 kt는 팀 평균자책점이 5.82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고 피안타율(0.300)과 피홈런(104개)도 리그에서 가장 많이 허용했다.
선발투수들을 보면 라이언 피어밴드가 방어율 2.95로 리그에서 4번째로 낮은 기록을 보유하고 있지만 고영표(5.29)와 돈 로치(5.72)는 선발투수로서는 부끄러운 5점대 방어율을 보이고 있다.
강점으로 평가 받았던 불펜도 심재민과 김재윤 외에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선발로 시즌을 시작한 주권과 정대현을 중간계투조로 옮겼지만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선발로 시즌을 준비했던 탓에 투구 밸런스가 무너지며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하고 있고 급기야 정대현은 타선 강화를 위해 트레이드 카드로 사용했다.
전반기 후반에는 필승조 심재민, 김재윤 마저 상대 팀들에게 공략 당하며 후반기 시즌을 우울하게 하고 있다.
타선도 다른 팀들과 기량차를 보이고 있다.
팀 타율 0.266, 홈런 57개,안타 759개, 타점 331개, OPS(출루율+장타율) 0.708을 기록해 리그 평균은 커녕 타격 전 부문에서 최하위에 올라 있다. 실책(68개)과 수비율(0.978)은 리그에서 뒤에서 2번째에 이름을 올리며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도루 저지율 역시 27.6%로 10개 구단 주 유일하게 20%대에 올라 있다. 이런 부진은 사실 시즌 전부터 예상됐었다.
kt 타선을 이끄는 주축 멤버인 이진영, 유한준, 이대형, 박경수, 박기혁 등이 30대 중반을 넘기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뒤를 이을 타자들을 발굴해 내지 못했다.
투수쪽에서는 고영표, 김재윤, 주권, 정대현, 심재민 등 주로 마운드에 오르는 선수들 모두 프로 경험이 많지 않다.
그렇다고 비시즌 기간 팀 분위기를 이끌 특급 외국인 선수와 자유계약선수 영입에도 나서지 않았다.
17일 현재 kt는 선두를 기준으로 28.5게임, 9위를 기준으로 5.5게임이 뒤처져 있다. 중위권과도 멀어진 상황에서 kt는 후반기 시즌을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방향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현재 kt 선수단 상태가 유망주 육성과 성적이라는 2마리 토끼를 잡지 못한다면 하나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kt가 올해 목표로 탈꼴찌를 선택한다면 선수 고참 중심으로 선수단을 꾸려 이기는 경기를 펼쳐야 한다. 하지만 2~3년 뒤를 바라보고 선수 육성을 생각한다면 유망주 중심으로 선수단을 꾸려 경험을 충분히 쌓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
kt 관계자는 "선수단 운영 방향은 서 있다. 미래를 보고 선수들을 육성하려고 유망주들을 최대한 많이 기용하고 있다. 또 이런 관점에서 일부 유망주들을 빨리 군입대를 시키기도 했다. 현재 모습보다 미래의 kt의 모습을 기대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김종화기자 jh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