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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호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제공

노인성 치매 중 '정상압 수두증'은 치료가 가능해 치매가 찾아왔을 때 검진을 미루기보다는 확인 뒤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유리하다고 분당서울대병원이 17일 밝혔다.

치매는 치료 불가능한 질환으로 생각되곤 하지만 노인성 치매 질환 중 '정상압 수두증'은 치료가 가능하다.

우리 뇌는 단단한 두개골 안의 공간에서 뇌척수액 속에 떠 있는 것과 같은 상태로 위치하는데, 뇌척수액은 뇌 안에서 생성돼 뇌 주변을 순환한 뒤 뇌로 다시 흡수돼 양은 120~150㎖ 정도로 유지된다.

정상 범위로 유지돼야 하는 뇌척수액의 생성이 과다해지거나 흡수가 덜 되면, 두개골 속의 폐쇄적 공간에 갇혀있는 뇌척수액이 뇌를 압박하게 되는데, 이러한 상태를 '수두증'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뇌척수액의 압력이 정상 범위인데도 이러한 수두증이 나타나는 것을 '정상압 수두증'이라고 한다.

압력이 늘어나지 않은 만큼 부피 가 대신 늘어나기 때문에 뇌척수액이 들어있는 뇌실의 크기 커져 있는 것이 확인된다. 이때 뇌척수액을 허리에서 30~50㎖ 정도 주사로 뽑아주면 보행·기억·배뇨 증상이 두드러지게 개선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시술의 효과는 며칠이 지나면 사라지기 때문에 정상압 수두증이 확실한 경우 과다한 뇌척수액을 뱃속의 복강 등 몸의 다른 곳으로 빼주는 '션트 수술'을 통해 개선된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

정상압수두증은 70세 이상 노인 100명 중 2명에서 볼 수 있는 비교적 흔한 병으로 노년기에 기억저하와 함께 보행 및 배뇨장애가 나타날 때에는 정상압 수두증 가능성에 대해 확인이 필요하다.

박영호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정상압 수두증과 같이 치료가 가능한 치매도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해달라"며 "치매는 병원에 다니기 시작하면 회복이 불가능해진다고 생각해 초기에 증상을 완화시키거나 지연시킬 수 있는 치료조차도 놓치는 분들이 많은데, 증상이 있는 경우 일단 검진을 먼저 받아보시는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성남/김규식·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