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앵글] 시즌Ⅱ 물위를 걷다…여주 이포보
여주시 금사면에 위치한 '이포보'(梨浦洑)는 여주시의 시새인 백로를 형상화한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총길이 591m로, 이포보 위로 자전거길과 탐방객길이 나 있어 모두 통행할 수 있다. /김종택기자 jongtaek@kyeongin.com

4대강사업 남한강 정비로 지어져, 백로 비상하는 형상·7개 알 조형
웅대한 스케일·독특한 모양, 중부지방 대동맥의 '명물'로 자리잡아

2 여주 이포보


여름의 하늘만큼 변화무쌍한 것이 있을까.

며칠간 장맛비를 퍼붓느라 시커멓던 하늘이 오랜만에 파란 얼굴을 내밀었다. 하얀 뭉게구름 꽃이 핀 하늘은 유유히 흐르는 남한강과 어우러져 또다른 장관을 연출한다.

여주시 금사면 외평리에 위치한 '이포보'를 찾았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4대강 정비사업 과정에서 생겨난 이포보는 남한강에 세워진 3개 보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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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포보 부근에는 많은 장승들과 솟대가 서 있어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김종택기자 jongtaek@kyeongin.com

어떤 연유로 생겨났건 이제 이포보는 남한강을 얘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명물 중 하나가 됐다. 하늘을 품고 백로가 비상하는 형상을 담았다는 이포보. 이를 하늘에서 내려다보자 백로가 알을 품듯 알을 상징하는 7개의 둥근 금속 구조물이 빛났다.

금속 재질의 백로 알 조형물은 수문을 여닫는 권양기를 감싸고 있는데 햇볕이 들자 어둠에선 볼 수 없는 그윽한 은빛을 드러냈다. '둥근 조형물이 백로 알을 형상화했다는 것을 몰랐다면 좋았을 텐데'하는 생각이 순간 밀려왔다. 어느 SF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며 상상의 나래를 펼쳤을 텐데, 생각은 알에서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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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이 유리로 돼 있어 이포보 주변을 한눈에 둘러볼 수 있는 전망대. 이곳에서 강을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가 특히 인기다. /김종택기자 jongtaek@kyeongin.com

이포보는 그 웅대한 스케일과 독특하면서도 인상깊은 디자인으로 몇 해 전 누리꾼을 대상으로 실시한 '4대강 16개 보 호감도' 조사에서 '최고의 명품보'로 꼽히기도 했다.

이포보를 품은 남한강은 예로부터 한반도 중심을 흐르며 우리 역사의 중추기능을 해왔다. 우리 선조들은 이 강을 따라 황포돛배를 띄우고 강과 함께 숨쉬며 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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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시 금사면에 위치한 '이포보'(梨浦洑)는 여주시의 시새인 백로를 형상화한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총길이 591m로, 이포보 위로 자전거길과 탐방객길이 나 있어 모두 통행할 수 있다. /김종택기자 jongtaek@kyeongin.com

특히 여주를 흐르는 남한강은 '여강'이라는 애칭까지 붙이며 남다른 애정을 쏟았다.지금 황포돛배를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눈을 감고 강을 바라보자 묵묵히 역사를 이어온 중부지방 대동맥인 남한강에 아직 돛배가 떠다니는 듯 잔상이 밀려왔다.

글/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 사진/김종택기자 jongtae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