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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애청년꿈을잡고 조동욱 대표가 바리스타의 꿈을 이룬 장애청년들의 사진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

2012년 '나는 카페' 1호점 안산서 둥지
월등한 커피품질 '떳떳한 노동' 희망줘


"장애청년들이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고 싶습니다."

장애인의 일자리를 늘려가는 사회적 기업 '장애청년꿈을잡고'를 이끌고 있는 조동욱 대표의 소망이다. 그는 40명의 장애청년이 그토록 바라던 '바리스타' 이름표를 그들의 가슴에 달아줬다. 기업인이라면 이윤을 쫓기 마련이지만 그는 장애청년의 꿈을 지원하는 상생의 길을 택했다.

조 대표는 "장애청년의 행복은 곧 부모의 행복이 된다"며 "진정으로 더불어 사는 세상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가 장애청년의 자립을 적극적으로 도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마음가짐은 발달장애 청년의 자립을 응원하는 커피전문점 '나는 카페'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나는 카페' 1호점은 2012년 11월 안산시 평생학습관에 둥지를 틀었다.

조 대표와 뜻을 같이한 3명의 조력자와 경기도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곳에서 바리스타 교육을 받은 6명의 장애청년은 생애 첫 직장을 갖는 기쁨을 누리게 됐다.

이듬해에는 구리·고양 등에 5개 지점이 새로 문을 열면서 정부와 기관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개인과 단체의 후원도 이어졌다.

조 대표의 올 곧은 마음과 후원단체의 사랑이 빚어낸 커피 맛은 값에 비해 월등했고, 급기야 고객들로부터 '장애인이 만들었지만 맛이 좋네' 등의 평을 받으며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2014년 8호점 개점 이후 먹구름이 드리우기도 했다. 당시 사회적 이슈가 '노인 일자리 창출'로 쏠리면서 그간 이어지던 장애청년에 대한 관심과 후원이 끊겨버린 것이다.

조 대표는 "너무 막막했다. 개인대출이라도 받으려고 은행 문도 두드려보고, 후원기관도 찾아 다녔지만 여의치 않았다"며 "급기야 운영비마저 바닥을 보이면서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됐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야말로 '고군분투'하던 조 대표의 노력에 하늘도 감동한 것일까. 위기의 상황에서 국내의 한 대기업으로부터 후원이 손길이 찾아왔다.

덕분에 '나는 카페'는 다시 날개를 폈고, 지난 4월 13번째 지점을 갖게 됐다. 이를 통해 총 40명의 장애 청년들이 자신만의 경제적 기반을 다지게 됐다. 이들은 국가의 지원만 받는 장애인이 아닌 정당한 노동을 통해 돈을 벌고 국가에 세금을 내는 이 시대의 '떳떳한 청년'이 됐다.

그러나 조 대표의 시름은 끝나지 않았다. 시청 등 관공서에 카페 공간을 확보해야 더 많은 장애청년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데 경쟁 단체에 막혀 공간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카페 개점이 어려워지면 그 만큼 장애청년 고용 기회가 줄어든다"며 "많은 지자체가 장애청년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카페 공간 확보에 뜻을 함께 해주고 개개인의 도움의 손길도 이어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의정부/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