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서 칼빈주의연구원·박물관 운영
16~19세기 자료 원본 60여점등 선봬
'종군위안부' 일본신문 기사 공개도
"지금 우리는 일본의 신제국주의와 전쟁 중입니다. 역사전쟁이고 또 지도전쟁입니다."
정성구(77) 박사는 9일 독도는 한국땅임을 밝히는 16~19세기 서양고지도 원본 60여점을 공개하며 이같이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일본은 일본의 주장을, 우리는 우리의 주장을 하고 있다면 제3자의 눈에는 무엇이 진실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정 박사는 칼빈 신학자로, 성남시 분당구 분당동에서 한국칼빈주의연구원과 한국칼빈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신학자이면서도 역사학자이자 서지학자다.
그가 이날 공개한 지도 60여점은 네덜란드에서 대학을 다니던 때부터 모은 자료들이다.
그중 영국 런던의 '맵셀러(Mapseller)'가 1840년 1월 1일 출판한 일본 지도에는 독도와 울릉도가 일본영역을 표시한 갈색·녹색·짙은 노랑 중 어느 색으로도 칠해져 있지 않다. 외려 한반도에 붙어 한반도와 같은 노란 테두리를 두르고 있다. 또 대마도 역시 노란 테두리로 칠해져 있다.
1854년 미국에서 출판된 중국지도 역시 독도와 울릉도를 한반도와 같은 색으로 칠해 놓았다.
19세기 열강들의 눈에는 한국보다 일본이 더 흥미로운 세계였지만 그들이 알고 있던 상식은 독도와 울릉도는 물론 대마도도 일본 것이 아니었다.
정 박사가 공개한 자료에는 지도 외에도 1891년 중국에서 출판된 한국과 다른 열강이 맺은 조약을 모은 '한국조약(Corean Treaties)' 책자도 있다.
이 책에 1876년 일본과 맺은 조선의 최초 조약인 '강화도 조규' 전문이 등장하는데 그중 7조는 '조선국 연해의 도서 및 암초에 대해 조사해 놓은 것이 전혀 없어 위험하니 일본의 항해자들이 수시로 해안을 측량하겠다고 나선다'고 돼 있다.
정 박사는 "이는 조선 침략과 식민지를 위해 계획된 포석으로 일본은 1905년 을사늑약 이후 한국지도의 색을 자기들 것과 동일하게 바꾸었으니 1900년 이후의 지도는 아무 가치가 없다"고 일갈했다.
또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1977년 출판한 '1억인의 소화사' 10권 '불허가사진사'라는 책 62쪽에는 일본 기자가 보도하지 못하고 써놓은 종군위안부에 대한 글이 나온다.
그 글은 '근대국가 중 군대가 전장까지 위안부를 동반하는 것은 일본군뿐으로, 군부 역시 이를 부끄럽다고 생각한다'로 시작해 군 병참사령부가 매춘소를 직할로 개업한 사실은 물론 관련 사진과 기사 모두 검열해 허가하지 않은 일 등이 밝혀져 있다.
이어 "그녀들 태반은 조선에서 강제로 끌려온 여성으로 전후 20년 동안 운영됐다"고 적혀 있다.
정 박사는 "우리가 일본의 신제국주의와 싸워 이기려면 일본의 논리를 무너뜨릴 수 있는 자료를 축적해야 한다"고 밝혔다.
성남/김규식·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