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개항장 일대 고택기행 도보답사3
개항기 지어진 인천의 근대 건축물을 살펴보며 역사와 이야기를 배워보는 도보 탐방이 진행된 15일 오후 인천시 중구 한국근대문학관에서 참가자들이 설명을 듣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우의 입고 해설사 설명 놓칠라 '귀 쫑긋'
신포동 칼국수 골목등 구석구석 발도장
광복 의미 다시 한 번 생각 '뜻깊은 탐방'


"현덕의 단편소설 '남생이', 강경애의 장편 '인간문제' 등 인천을 다룬 근대 문학작품도 참 많아요. 이곳 한국근대문학관은 일제시대 창고 건물을 고쳐 만든 곳입니다."

15일 오후 인천 중구 한국근대문학관 앞, 그칠 줄 모르는 빗줄기 속에서 우의로 무장한 학생과 부모들이 해설사의 설명에 귀를 쫑긋 세운다.

옛 제물포구락부, 인천아트플랫폼, 홍예문, 신포동 칼국수 골목, 등 개항기 지어진 인천의 근대 건축물을 돌아보며 장소에 깃든 역사와 재미있는 이야기를 배워보는 도보 탐방인 '100년 전으로 떠나는 인천여행'이 15일 인천 중구 옛 개항장 일대에서 진행됐다.

인천과 경기도에서 모인 학생과 가족 등 참가자들은 이날 탐방이 "개항기 인천의 모습을 느끼고, 또 앞으로 인천을 공부해야겠다는 욕심을 갖게 한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송도 신도시에 살고 있는 주부 황선은(51)씨는 이번 탐방에 고교생과 중학생인 두 딸과 함께 참가했다.

황씨는 인천에서 나고 자랐지만, 인천을 꽤 오래 떠나있다 최근에서야 송도신도시로 다시 이사를 왔다고 한다.

그는 "무엇보다 이번 탐방에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은 인천을 잘 몰랐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것"이라며 "관심을 갖고 인천에 대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천을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전문가와 함께 인천 골목골목을 걸으며 다녀보니 새로 알게 된 것이 참 많았다"며 "인천 사람들이 고향 인천에 대한 '프라이드'를 갖고 살 수 있도록, 인천의 새로운 가치를 모든 시민들이 알고 이해하게 해주는 탐방 등 교육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황씨의 딸 조민경(17)양은 "인천에서 태어나지 않았지만, 어머니의 고향이기도 하고 내가 살고 있는 만큼 더 많이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고, 동생 조혜원(15)양도 "의미 있었다"며 거들었다.

인천 토박이라는 한 50대 주부 참가자도 "50년을 인천에서 살았지만 이번 탐방을 통해 몰랐던 이야기를 많이 알게 됐다"며 "고향에 대해 알게 된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광복절 휴일에 비를 흠뻑 맞은 채 이곳 저곳을 걸어 다녀야 했던 이번 탐방이 추억거리가 될 거라고 했다. 인천에는 이날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다.

류민규(17)군은 "비 때문에 걷기 불편하고 힘들었지만,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며 "아버지의 권유로 참여했지만, 기대와 달리 생각보다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많이 들을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이날 탐방 해설을 맡은 장한섬 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교육문화분과 위원장은 "광복절에 열린 행사인만큼, 인천 근현대 역사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는 개항장 일대를 돌아보며 광복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이 됐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