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육지와 도로로 이어진 섬 아닌 섬
해안선따라 7개 트레킹 코스 74㎞ 릴레이
본연 모습 간직한 개미허리 아치교 '작품'
5 대부도 해솔길
누가 서해 바다가 '흐리고 탁하다' 했는지 모르겠다. 하늘에서 본 서해의 대표적 명소 '대부도'는 청량한 이온음료를 풀어놓은 듯 에메랄드 빛 자태를 드러냈다.
서해는 갯벌이 많고 조수간만의 차가 커 물빛이 탁하다지만 폭염 끝자락에 찾아간 대부도는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뚫리는 시원함을 안겨주었다.
여기에 지난 2012년 조성을 마친 '해솔길'은 단순히 바다를 관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몸과 마음의 힐링을 찾도록 트레킹의 재미를 더했다. 총 7개 코스로, 74㎞의 해안선을 따라 대부도 전체를 둘러볼 수 있도록 꾸며졌는데 그중에서도 개미허리 아치교와 낙조전망대를 중심으로 한 1코스는 단연 백미(白眉)로 꼽힌다.
고도를 점점 높여 이 코스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왜 이렇게 많은 이들이 섬을 찾아 떠나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파란 하늘이 물빛으로 투영된 것인지 물빛이 하늘을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인지 그 섬의 매력으로 점점 빠져들게 된다.
섬은 지리적으로 주위가 수역으로 완전히 둘러싸인 육지의 일부를 일컫는다. 지명 끝에 한자 '섬 도(島)'가 들어가면 으레히 섬이구나 하고 생각한다. 대부도 역시 서해의 수많은 섬 중 하나다. 아니 하나였다. 지금은 섬이 육지의 도로와 연결돼 섬 아닌 섬이 이곳이다.
'개미허리 아치교'는 그 섬에서도 길과 길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바위섬과 바위섬을 연결해 주는데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으나 아치교가 개미허리처럼 얇아서 붙여진 이름인 듯하다.
인공적인 시설이 들어설수록 섬 본연의 모습을 잃는 것 아닌가 염려할 수도 있겠지만 기우라고 말하고 싶다. 이곳은 자연환경을 해치지 않고 그대로의 길을 유지하고자 노력한 모습이 역력하다.
길을 걷다보면 소나무길도 만나고 염전길, 석양길, 갯벌길, 갈대길, 포도밭길, 시골길 등 다양한 풍경이 펼쳐진다. 작품이란게 따로 있나싶다. 자연과 인간이 어우러져 조화를 이룰때 그게 작품 아닐까.
글/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 사진/김종택기자 jongtae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