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부터 경기도립 박물관·미술관(이하 뮤지엄)이 무료로 개방된다.

하지만 경기도의회가 제대로 된 논의과정 없이 조례 개정을 통해 일방적으로 밀어 붙이면서 당장 9월부터 무료로 관람객을 받아야 하는 현장에선 혼선이 예상된다.

지난 5월 경기도의회는 경기문화재단 소속 6개 뮤지엄의 입장을 무료로 전환하는 내용의 조례를 개정했다.

이에 따라 오는 9월 1일부터 경기도박물관, 경기도미술관, 백남준아트센터, 실학박물관, 전곡선사박물관 등 5개 도립 뮤지엄은 평일과 주말에 상관없이 무료 입장이 가능하며,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은 매월 1, 3째주 주말에만 무료 입장을 진행한다.

그러나 도민 이용률이 가장 높은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은 무료화가 시행되기 전부터 각종 문의전화와 항의에 시달리고 있다.

어린이박물관 관계자는 "아직 시행 전임에도 어린이박물관도 타 도립 뮤지엄과 같이 전면 무료로 개방된 것으로 오해한 문의가 많다. 또 어린이박물관만 왜 무료로 진행하지 않느냐고 항의(?)하는 관람객들이 있다"며 "당분간 혼란이 클 것으로 예상돼 어린이박물관 직원 모두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기획·특별 전시 및 교육프로그램은 별도의 관람료를 받도록 조례에 명시한 서울, 인천 등 타 광역자치단체와 달리, 도의회는 조례를 개정할 때 '입장무료'에만 치중한 나머지 세부적인 상황을 명확하게 논의하지 않아 향후 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재단은 혼란을 줄이기 위해 올해에 한해 뮤지엄 내 모든 전시는 무료로 볼 수 있게 운영방안을 잡고 있다 .

재단 관계자는 "올해 전시는 이미 기획이 다 된 부분이라 예산이나 전시 규모에 맞게 각 뮤지엄에서 무·유료를 결정할 것이지만, 관람객들이 혼선을 빚을 수 있어 일단 무료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은 예산이 문제인데, 타 지자체처럼 내년부터 기획·특별전시를 유료로 진행하려면 전시수준과 규모가 도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 돼야 하기 때문에, 전폭적인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어린이박물관을 제외하고 5개 뮤지엄은 관람객 현황파악과 관람질서 유지를 위해 무료 입장권을 발매한 뒤 입장이 가능하다. 주말 관람객이 몰리는 특성상 어린이박물관은 1,3째주 주말에만 사전 인터넷 예매제로 전면 운영된다. 불가피하게 인터넷 예매를 하지 못할 경우 전체 입장객의 20%만 당일 현장 발권이 가능하다.

또한 재단은 뮤지엄 입장료 무료 정책의 효과를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해 외부 기관을 통해 조사·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재단 측은 "관람객 현황, 관람 문화 등 무료화 이후 변화되는 상황을 외부기관에 의뢰해 공정하고 명확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향후 뮤지엄 운영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