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대회, 50~60대 여성에 뒤져 충격
이후 매일 1시간씩 달리며 '풀코스 정복'
"나와의 약속만 지키면 아름다울 수 있어"
최 행정관은 지난 2014년부터 강화도~정동진(308㎞), 부산 태종대~경기도 파주 임진각(537㎞), 제주도 한바퀴(205㎞) 등을 성공한 바 있다.
그는 "이번에 그랜드 슬램을 달성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국내 주요 울트라마라톤 구간을 모두 완주하는 것은 일반인에게 쉽지 않은 도전이다. 최 행정관은 자신과의 싸움의 연속이었다고 했다.
그는 "마라톤을 하면서 나 자신과 대화를 하고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며 "술이나 담배를 하고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지 않으면 마라톤을 할 때 그대로 나타난다. 나 자신과의 약속만 지키면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고 했다.
그는 체력 관리를 위해 운동을 하다가 마라톤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고 했다. 그는 경호무술(9단), 합기도(8단), 태권도(7단), 유도(5단) 등 유단자다. 젊은 시절 운동을 많이 했지만, 4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체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고 체중을 줄일 겸 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인천국제공항에서 마약 탐지견을 다루는 일을 하고 있어 강한 체력이 필요하다. 최 행정관은 "개를 훈련하려면 개보다 체력이 좋아야 한다"고 말했다.
2009년 인천대교 마라톤이 첫 도전이었다. 당시 최 행정관은 50~60대 여성에도 뒤처져 큰 충격을 받았다. 이후 매일 1시간씩 달렸고, 2010년 하프코스 완주, 2012년에는 풀코스 완주를 이뤄냈다. 그 뒤 자신감이 붙어 휴일이면 서울 신도림에서 풀코스 마라톤을 뛰었다.
개 훈련과 관련해 오랜 기간 연구해온 그는 국내 최초로 개 훈련학 박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최 행정관은 심박수로 개와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 10년 이상 연구해 논문을 썼고,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치매 노인 등이 반려견을 통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힐링독' 복지사 자격증을 국내 대학과 함께 만들기도 했다.
최 행정관은 "개 훈련에 있어서는 목표를 모두 다 이뤘다고 생각한다"며 "마약 탐지견을 통해 각종 범죄를 적발하고 예방하면서 안보를 지킬 수 있었고, 반려견 문화 확산에도 역할을 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