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감 인천유나이티드 강인덕 대표33
평소 자신을 12번째 선수로 소개하는 강인덕 인천유나이티드 대표이사가 지난 5일 선수단 서포트에 충실하려는 의지를 담은 등번호 12번의 인천 유니폼을 입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 강 대표이사는 인터뷰에서 인천 구단의 팬과 시민들에게 "경기장에 많이 와서 즐겨주시면 좋겠다"면서 "선수들은 최고의 경기력을 선사하고, 구단 프런트는 다양한 즐거움을 안겨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광양 전지훈련서 단합 휴일도 잊은채 의욕적
강등권 격차 벌릴 것 2부 리그는 생각도 안해

선수·감독·프런트 갈등이 경기력에도 영향
시즌 후 책임 묻고 경영진단 통해 조직 재편

구단 자체 노력으로 市 지원 떳떳하게 받아야
검증된 선수 이적보다 잔류 AFC 챔스 도전

체육회 상임부회장 포함 도움·변화주고 떠날 것
무엇보다 관중이 많이 찾았으면 시민들에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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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인천유나이티드의 강인덕(60) 대표이사는 지난달 초 전임 대표이사의 사퇴로 공석이 된 대표직에 긴급 투입된 인천호(號)의 선장이다.

20여일 동안 '직무대행' 꼬리표를 달고 시즌 첫 2연승과 함께 팀을 안정시키는데 기여한 강 대표이사는 지난달 28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정식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강 대표이사는 4일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과 경기장 내 집무실에서 이어진 인터뷰 내내 구단의 성적과 운영적 측면에 대한 질문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어떨 땐 비장한 모습으로 '인천호'를 이끄는 선장으로서의 위용을 보여줬다. 경기장에선 등번호 12번이 적힌 인천 유니폼 상의를 입었다. 평소 자신을 12번째 선수로 소개하는 강 대표이사는 선수단 서포트에 충실하려는 의지를 담아 등번호 12번을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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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단의 근황이 첫 화제였다. 3주 간의 A매치 휴식기의 마지막 주를 맞은 인천 선수단은 오는 10일 홈에서 열릴 광주FC와 일전을 준비 중이다.

강 대표이사는 "지난달 25~31일 동안 전남 광양에서 진행된 전지훈련이 선수단의 단합에 큰 도움이 되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무더위 속에 경기를 치른 선수들에게 체력 회복 훈련과 함께 남은 리그 경기들을 대비한 전술 훈련까지 하면서 자연스럽게 단합하고 해보자는 분위기가 선수단에 심어졌다"고 평가했다.

이어서 "지난 27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 경기 후 선수단 분위기가 많이 들떠 있었는데, 전지훈련을 다녀와서 맞은 휴일도 반납하고 훈련에 임하는 등 지나간 부분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해보자는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4일 현재 인천은 5승11무11패(승점 26)로 리그 강등권(11~12위)에서 불과 한 계단 위에 있다. 최근 선수단의 모습은 인천 구단의 당면 과제인 리그 잔류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

인터뷰 공감 인천유나이티드 강인덕 대표32
강 대표이사는 "스플릿 리그를 앞두고 6경기가 남아 있는데, 승점 10점 정도 확보한다면 강등권과 격차를 벌릴 수 있다"면서 "2부 리그로 떨어진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자신감의 근거는 사심없는 경영, 선수단과의 소통에 있었다. 강 대표이사는 지난달 자신의 연봉을 받지 않기로 했다. 이 돈은 선수들에게 지원하도록 했다.

 

이에 이기형 감독도 승리 수당을 받지 않기로 하면서 선수단의 내부 결속을 다지는 계기가 됐으며, 27라운드 포항전의 완벽한 승리(2-0)로 연결됐다.

"구단 내부 소통을 더욱 원활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소통을 통해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해야 하죠. 구단 대표로 일한 1달 가까운 시간 동안 선수단 전체와 4차례 만났고, 이기형 감독과는 수시로 만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구단 식당에선 점심만 선수단에 제공했는데, 시즌 중에는 저녁도 제공하는 걸로 바꿨습니다. 가정이 있는 선수들은 괜찮은데 자취하는 젊은 선수들의 경우 몇몇이 어울려서 대충 저녁을 사먹고 하다 보니 균형 잡힌 식사가 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대표이사 부임 후 소통과 함께 지난해부터 인천시체육회 상임부회장이자 인천 구단 이사로 있으면서 홈에서 열린 구단의 모든 경기를 현장에서 봤던 강 대표이사는 구단의 문제점도 명확히 짚어냈다.

그는 "선수, 감독, 대표를 비롯한 프런트가 삼위일체 되지 못했다. 이에 내부 갈등이 초래되면서 선수단의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쳤다"면서 "성적만 좋지 않을 때에는 그 문제점만 찾아서 해결하면 되는데, 인천 구단에는 모든 문제들이 동시에 나타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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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시즌 중에 조직을 흔드는 건 좋지 않기 때문에 시즌 후 책임을 물을 것이며, 외부 업체에 경영진단을 의뢰해서 보다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프런트를 재편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프레스 생산 업체(국일정공)를 운영하고 있는 강 대표이사는 시체육회 상임부회장이면서 인천 구단 대표이사이기도 하다. 시체육회와 축구단을 함께 이끄는 첫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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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대표이사의 하루 일과는 오전 6시30분에 시작된다.

"아침에 사업체로 가서 그날 해야 할 것들을 챙긴 후 9시 경에는 시체육회 사무처로 나옵니다. 오후 6시 이후 다시 사업체를 챙기는 일정이지요. 현재 시체육회와 축구단의 시간 배분은 6:4 정도인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시체육회와 축구단 모두 내년도 예산 관련한 업무를 주로 보고 있습니다."

자연스레 구단 예산으로 화제가 옮겨갔다.

"시민구단의 운영은 시의 지원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구단 자체적으로도 노력해서 떳떳하게 지원 받아야 해요. 자체 마케팅을 올해보다 10억여원 늘린 후 시의 지원을 요청할 것입니다. 내년에는 140억~150억원 정도 규모로 구단을 운영할 생각입니다. 지금까지 시즌 후 기량이 검증된 선수들을 이적료 받고 타 구단으로 보내기 바빴지만, 구단 잔류를 원하는 선수들은 절대 내보내지 않을 생각입니다. 또한 좋은 선수들을 외부에서 영입해 상위 스플릿과 시·도민 구단으로선 최초로 3위 안에 들어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도 노려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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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 성적 보다 강 대표이사가 더욱 바라는 것은 보다 많은 시민이 축구장을 찾는 것이다.

"시즌권 판매를 현재의 두배 가량인 6천~7천장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합니다. 지역 기관과 업체 등 인천과 관련된 곳은 모두 대상으로 올려놓고 시즌권 판매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나머지는 경기 당일 각종 이벤트 등을 통해 시민이 오게끔 만들어야 하고요. 이를 통해 인천축구전용경기장 2만여석을 꽉 채우는 경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강 대표이사는 구단의 '구원 투수'이다. 구원 투수로서 할 일을 마치고 나면 언젠가는 물러나야 할 것도 알고 있다. 시체육회 상임부회장 자리도 마찬가지다.

강 대표이사는 지역 체육계에서 물러날 때 '원칙을 지킨 사람'이자 '지역 체육계의 변화를 이끌었던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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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 대표에서 물러날 땐 '어려울 때 와서 도와주고 갔다'고 여겼으면 합니다. 체육계는 정권을 따라가면 안됩니다. 정치적으로 접근하게 되면 관련된 청탁도 거절 못하게 되고요, 사심이 개입될 수 밖에 없는 거죠. 또한 인천시체육회는 올해로 81년째를 맞았는데, 경영자의 마인드로서 조직을 보다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변화를 이끌었던 사람'으로 기억된다면 보람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끝으로 강 대표이사는 인천 구단의 팬과 시민들에게 "경기장에 많이 와서 즐겨주시면 좋겠다"면서 "선수들은 최고의 경기력을 선사하고, 구단 프런트는 다양한 즐거움을 안겨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글/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 사진/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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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덕 대표이사는?

동두천 태생인 그는 ▲1988년 한국통상을 설립(대표이사 취임)하고 ▲1995년 국일프레스 인수 후 (주)국일정공 대표이사 CEO로 취임했다. 현재 ▲한국실업농구연맹 부회장 ▲인천경영자협의회 부회장 ▲인천시남구경영자협의회 회장 ▲인천시농구협회장 ▲인천시체육회 상임부회장으로 있으며, 지난달 인천유나이티드 FC 대표이사에 취임해 시민구단을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