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1429년 발간된 농사직설에서 보듯 농촌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갈잎, 버들가지, 인·축 분뇨와 녹두와 같은 유기자원을 비롯 아궁이 재·구들재, 담벽흙, 산흙 등 무기물 성분의 자급비료를 만들어 작물성장 촉진 비료로 사용해왔다.
 
   그러던 것이 지난 1977년 정부의 중화학공업 육성정책의 일환으로 복합비료생산을 크게 늘리면서 복비선호시대가 열렸다.
 
   이후 산업계는 복합비료의 생산량을 더욱 늘리면서 지난 88년 비료판매의 자율화를 계기로 국내 단위면적당 3요소의 성분소비량이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비료공해 우려지역으로 변질됐다.
 
   퇴비와 같은 자연농업을 뒤로하고 지나친 화학농법 위주의 농업이 '약탈농업' 근간을 이루며 영양불균형 상태로 생산력을 잃고 있다는 결과다.
 
   여기에 축산분뇨 처리과정에서 생산되는 축분퇴비나 유기질비료의 다량투입으로 3요소 성분의 농경지 균형이 깨진데다 토양, 수질, 대기 등 환경오염은 물론 염류의 과다집적으로 '경지의 사막화'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따라서 지금의 상황은 복합비료보다는 값싼 고농도 단일비료가 필요하며 환경을 의식, 센서에 의한 정밀농업으로 비료성분의 검정과 성분의 자동조절이 가능한 시비기계의 개발활용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흙살리기 차원에서 흙병원에 해당하는 토양진단센터를 시·군·읍·면단위에 설립하고 농민 스스로가 영농현장에서 자가진단을 구축할 수 있는 체계도 갖춰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흙살리기 주체는 분명 농민이지만 국민모두의 참여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는 점이다.
 
   도시의 생활하수, 공장폐수 등 여러요인으로 흙의 건강회복을 위한 범국민적 운동이 승화발전될때 흙을 되살릴 수 있다. <박천서(한국 토양비료학회 고문.농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