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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잔여 발사대 4기 추가배치가 시작된 7일 오전 운영 장비 등을 실은 미군 차량이 사드 기지(옛 성주골프장)로 이동하기 위해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으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주한미군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놓고 막말 사설을 쓴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가 우리 정부의 항의를 받고 해당 사설을 삭제했다가 제목만 바꿔 재게재한 것으로 9일 드러났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이 신문은 자사 홈페이지에서 문제의 사설을 삭제했으나, 그 이후 제목만을 바꾼 채 욕설에 가까운 비난을 담은 내용을 그대로 다시 올렸다.

애초 7일자 사설 제목은 '사드 배치하는 한국, 두 가지 질문에 답하라'였으나, 이날 '사드 배치 완료한 한국 절대로 더 안전할 수 없다'로 수정했다.

그러나 문제의 표현인 "사드배치를 지지하는 보수주의자들은 김치만 먹어서 멍청해진 것이냐", "사드배치 완료 순간, 한국은 북핵 위기와 강대국 간 사이에 놓인 개구리밥이 될 것", "한국인은 수많은 사찰과 교회에서 평안을 위한 기도나 하라" 등은 그대로 남았다.

민감한 외교적인 사안에 대해 중국 공산당과 정부의 입장을 담아 전달해온 환구시보의 이런 태도는, 진정한 반성보다는 일단 논란을 희석시키되 기존 입장을 바꾸지 않은 '꼼수 대응'으로 보인다.

앞서 주중한국대사관이 전날 환구시보에 한국의 음식과 종교문화를 비하한 데 대해 공식 서한을 보내 엄중히 항의한 바 있다.

환구시보는 막말 사설로 인한 논란을 의식해 이날자 보도에선 이전보다는 낮은 수위로 한국의 사드 임시 배치를 공격했다.

이 신문은 이날 익명의 군사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사드로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막기에는 터무니없다"며 "한국과 미국이 주장하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한다는 사드배치 논리를 비판했다.

이 전문가는 "사드 발사대를 추가로 배치하면서 미사일 방어능력이 이전보다는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의 수많은 중·단거리 미사일을 방어하기에는 터무니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드의 방어능력에는 한계가 있지만, 사드의 'AN/TPY-2' 레이더는 관측 거리가 1천∼2천700㎞로 중국 동북과 화북지역의 전략 미사일 발사를 감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한국의 특수한 지리적 환경 때문에 사드 몇 대를 배치한다고 해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전문가는 한국 정부의 사드배치는 근시안적인 행위라고 지적하며, 사드가 오히려 한국을 선제 타격 대상으로 만들어 엄중한 안보를 위협을 유발했다고 경고했다.

인민일보와 신화통신 등 주요 매체들도 성주기지 인근 주민들이 청와대 앞에서 사드반대 집회를 여는 등 한국 내에서 사드배치 반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며 사드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