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오전 8시20분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던 런던시민들이 '꽝'소리에 또다시 테러 공포에 휩싸였다.
경찰 발표와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날 런던 남부 파슨스 그린 지하철역 플랫폼에 들어선 디스트릭트 노선 지하철 열차의 문이 열린 직후 맨 마지막 객차 안에서 폭발이 발생했다.
출입문 바로 안쪽에 놓인 슈머마켓 비닐봉지에 든 페인트통처럼 보이는 통이 폭발했는데 사제폭발물이었다. 타이머가 장착돼 있었다고 BBC는 보도했다.
폭발로 머리카락이 타버린 피터 크롤리 씨는 "얼굴에 화상을 입은 승객들을 봤는데 그들은 눈 깜짝할 새 아주 아주 뜨거운 불꽃에 노출됐다"며 공포의 순간을 떠올렸다.
폭발로 머리카락이 타버린 피터 크롤리 씨는 "얼굴에 화상을 입은 승객들을 봤는데 그들은 눈 깜짝할 새 아주 아주 뜨거운 불꽃에 노출됐다"며 공포의 순간을 떠올렸다.
그는 "모두가 뛰쳐나갔다. 공포의 지하철역이었다"며 "순간 든 내 생각은 객차 전부가 폭발하리라는 것이었다"고 했다.
그는 "(폭발이 일어난 시점이) 문이 열려 승객들이 막 지하철에서 내리기 시작한 때여서 그나마 다행이었다"며 "끔찍한 순간이었다. 나는 머리카락만 조금 타서 행운"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폭발물로부터 10m가량 떨어진 곳에 있던 실비안 페넥 씨는 "'꽝'하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려보니까 사방에 불꽃들이 가득했다"고 전했다.
그는 "사람들이 뛰기 시작했는데 다행히 문이 열리기 시작하고 사람들이 내릴 때였다"고 말했다.
이 열차에 타고 있던 에이렘르-홀 씨는 "출근 혼잡시간이어서 열차는 승객들로 꽉 찼다"고 했다.
폭발음에 놀란 시민들이 황급히 지하철에서 뛰쳐나와 탈출하면서 역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폭발음은 지하철역 바깥 커피숍에서 들릴 만큼의 굉음이었다.
에이렘르-홀씨는 "거리로 뛰쳐나가는 사람들이 계단에서 부딪히고 어떤 사람들은 넘어지는 것을 봤다"고 증언했다.
출근길이던 BBC 기자도 "폭발음 같은 소리가 들린 이후 사람들이 지하철에서 뛰어나갔다. 현장에서 벗어나려다가 찰과상 같은 것을 입은 사람들이 있었다"며 "완전공포였다"고 끔찍해 했다.
지하철역 바깥에 있는 커피숍에서 일하던 레이첼 그린 씨는 BBC에 "'꽝' 소리를 들은 후에 사람들이 놀라 지하철역을 뛰어나오는 것을 봤다"며 "100명은 넘어 보였는데 신발도 없거나 핸드백도 없이 나온 여성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옷이 불에 탄 두 명이 가게에 들어와서 자신들에게 달려오는 불을 봤다고 했다"고 했다.
이어 "갓난아이들과 함께 있던 엄마들도 있었다. 아이들 학교 보내는 시간이었다"며 걱정했다.
지하철을 타려고 역에 들어서던 애론 바터필드 씨는 "사람들이 뛰지도 못했다. 사람들이 너무 몰려서 말 그대로 탈출하려고 (넘어진) 사람들 위로 기어가고 있었다"며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몰라 아주 두려웠다"고 했다.
출근길 지하철 이용객들을 순식간에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이 폭발로 22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테러 사건으로 규정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영국에서는 올해 들어 네 차례 테러가 잇따라 발생했다. 이 중 세 차례는 런던에서 일어난 것으로 런던시민들을 테러 공포에 빠뜨렸다.
지난 3월 웨스트민스터 인근 승용차 테러(5명 사망), 5월 맨체스터 공연장 자살폭탄테러(22명 사망), 6월 런던 브리지 차량·흉기테러(7명 사망), 7월 런던 이슬람 사원 인근 차량 테러(1명 사망) 등이 잇따랐다. /런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