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지사 누가 뛰나
사진/경인일보DB·연합뉴스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

'연정' 새 패러다임 남경필 '수성' 노려
'촛불열기' 전국구 부상 이재명 출사표
정권교체 공신 전해철과 당내 '빅2' 전망
대선주자 인지도 높은 심상정도 '유력'

양기대 시장 출사표… 염태영·김만수
기초단체장들 '저울질' 도전여부 관심
한국당 '인물난' 이석우 원유철 떠올라
국민의당 이찬열 바른정당 정병국 물망

경기도지사 선거는 4년마다 열리는 지방선거의 핵심이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유권자가 참여하는 데다 유권자의 다양성 등으로 전국 민심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이에 경기지사로 당선되면, 곧바로 차기 대선 후보 반열에 오르기도 한다.

내년 6·13 지방선거에서의 경기지사 선거는 예년보다 조기 과열된 상태다. '연정'을 통해 새로운 지방자치와 정치 패러다임을 만들어 낸 남경필(바른정당) 현 지사가 재선 도전을 예고한데다, 촛불대선에서 자신의 입지를 다지며 전국구 정치인이 된 이재명(더불어민주당) 성남시장도 사실상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졌다.

여기에 대선 본선에 나섰던 심상정(정의당) 의원도 당을 대표해 출마가 예상된다. 이 때문에 일명 '대선급 경기지사 선거'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또한 정권 교체 공신으로 불리는 전해철(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물론 경기도내 기초단체장들의 도전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여전히 예비전(戰)이 치열히 전개되고 있다.

우선 현역인 남 지사는 재선 출마가 기정 사실화 돼 있다. 본인이 직접 명확한 출마의사를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연정 등 새로운 정치 실험의 완성, 공유경제·4차산업 육성 등에 욕심을 내고 있다. 참모진들도 재선 플랜을 짜고 있는 상태다.

남 지사의 한 측근은 "내년 지방선거는 남 지사의 정치 항로에 있어서도 중요 기점"이라며 "현 지사 인데다, 지사직 수행에 대한 도민들의 평가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터진 장남의 불미스런 사건 등, '가족 리스크'가 약점으로 지적된다.

현 상태에서 남 지사의 가장 큰 대항마는 이재명 시장과 경기도당 위원장인 전해철 의원이다. 이 시장은 일부 여론조사에서 차기 도지사 지지도 1위를 차지하며 촛불의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부부가 예능프로그램의 주인공으로 나서, 대중적 인지도와 호감도까지 높이고 있다.

대표적 친문계로 분류되는 전 의원도 현 도당 위원장으로 조직력을 갖춘 실세라는 평가다. 당내 지지도가 높고, 조직력도 타 후보군을 능가한다는 평가다. 이에 민주당 경선 구도를 '빅2'로 내다보는 전망도 일찌감치 나오고 있다.

이밖에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을 밝혀낸 주역 중 한 명인 안민석 의원도 여당 내 보기 드문 수도권 4선 의원인 만큼, 경기지사 도전으로 새로운 정치 활로를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염태영 수원시장, 최성 고양시장, 김만수 부천시장, 양기대 광명시장, 김윤식 시흥시장 등 현직 민주당 기초단체장들의 도지사 도전도 관심사다. 양기대 시장 등 일부는 공공연하게 경기지사직 도전 의사를 내비치고 있으며, 탐색전을 벌이는 시장들도 있다는 풍문이다.

지난 대선에서 선전한 정의당 심상정 의원도 진보 진영 후보군의 한 축이다. 인지도 만큼은 타 후보에 뒤지지 않는 전국구인데다 경기지사 출마경험도 있어, 진보정당 유력 후보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박원석 전 의원도 출마여부를 저울질 하고 있다.

보수는 남 지사 외에 아직까지 의지를 드러내는 마땅한 후보군이 없다. 자유한국당 입장에서는 새 인물을 발굴해 남 지사와 대항하는 보수 후보군을 만들어 내야 하지만, 인물난을 겪고 있다.

현재 3선인 이석우 남양주 시장 등이 경기지사 도전에 관심을 보이며, 출마를 타진 중이다. 국회의원 중에는 홍문종·원유철·심재철·김학용 의원 등 다선들이 후보군으로 떠오르지만, 본인들의 적극적 의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에서 역할론을 요구할 경우, 지난 지방선거의 남 지사 사례처럼, 선수로 차출될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당에서는 손학규 전 대표의 최측근인 이찬열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물망에 오른다. 바른정당 역시 남 지사만의 독무대를 만들기에는 흥행적 요소가 부족하다는 분석도 있다. 옛 새누리당 시절 남 지사와 경기지사 경선을 한 바 있는 정병국 의원의 경우 경기 동부권 맹주로서, 경기지사라는 꿈을 품어 볼만 하다는 평가다.

/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