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실시 이후 경기도지사 선거의 경우 민선 2기 임창열 전 경기지사를 제외하고 모두 보수 진영에서 출마한 후보들이 당선됐다.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이인제 전 지사는 초대 민선 경기지사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당시 92만3천69표(29.6%)를 얻은 민주당 장경우 후보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126만4천914표(40.56%)를 획득해 당선됐다. 이 전 지사는 최연소 노동부 장관을 거쳐 경기지사 선거에서도 당선, 추후 자신의 정치 이력에 큰 디딤돌을 삼기도 했다.
1998년에 치러진 민선 2기 선거에서는 새정치국민회의 소속 임창열 후보가 지사직에 올랐다. 당시 임 전 지사는 154만9천189표를 얻어 130만3천340표를 기록한 한나라당 손학규 후보를 24만여 표차로 따돌리고 54.3%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민선 3기 선거에는 직전 선거에서 낙선한 손학규 후보가 와신상담 끝에 재도전장을 내밀었고, 결국 당선됐다. 손 전 지사는 당시 174만4천291표(58.37%)를 획득해 107만5천23표(35.98%)를 얻는 데 그친 새천년민주당 진념 후보에 압승을 거두며 보수 진영 강세의 시발점을 마련했다.
민선 4기 선거에는 당시 부천 소사 지역의 3선 의원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가 등판, 열린우리당 진대제 후보를 상대로 지난 선거에 이어 또다시 압승을 거뒀다. 당시 김 전 지사는 218만1천677표(59.68%)를 기록한 반면, 진 후보는 112만4천317표(30.75%)를 얻는 데 그쳤다.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때 '이인제 초대 민선지사' 타이틀
새정치국민회의 임창열, 한나라당 손학규 따돌려 '유일 진보 지사'
손학규, 3기에 재도전장 진념 후보에 압승 '보수진영 강세' 출발점
김문수, 진대제·유시민 꺾고 4·5기 연임… 현 남경필, 접전끝 당선
김 전 지사는 민선 5기 선거에서 연임에 도전했다. 당시 야권에서는 김진표·유시민·심상정 후보 등이 출사표를 던졌으며 보수 진영의 교체를 목표로 사실상 단일화에 합의, '김문수 대 유시민'의 대결이 펼쳐졌다. 하지만 김 전 지사의 연임을 막는 데는 실패했다.
김 전 지사가 227만1천492표(52.2%)를 기록해 207만9천892표(47.79%)를 얻은 유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됐다.
민선 6기 선거에서 당시 새누리당은 대선 출마를 이유로 도지사 선거 출마를 포기한 김 전 지사 대신 '남경필 카드'를 빼 들었다. 젊은 나이에 국회에 입성해 당내 소장파로 유명세를 떨치던 5선의 남 의원이 경기지사에 출마할 것을 예상한 이들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김 전 지사 외에 마땅한 대안이 없었던 당시 한나라당은 결국 초강수를 꺼내 들었고 당시 남 의원은 당의 부름에 응답, 등 떠밀리다시피 의원 배지를 내려놓고 지방선거에 몸을 던졌다. 그리고 경복고교 선배이자 거물급으로 분류됐던 김진표 후보를 상대로 값진 승리를 거두며 당의 기대에 부응했다.
민선 6기 경기지사 선거는 지난 6·4지방선거에서 가장 접전지로 꼽혔을 정도로, 경기도는 치열한 승부가 펼쳐진 대표적인 선거구였다. 당시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가 252만4천981표(50.43%)를 얻었고,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후보는 248만1천824표(49.56%)를 기록했다.
표차는 4만여 표에 달하지만, 득표율로 놓고 보면 1%도 차이가 나지 않아 사실상 '초박빙' 승부가 펼쳐졌던 셈이다. 남 지사 입장에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쉰 반면, 김 후보 입장에서는 아쉬운 탄식을 쏟아낼 수밖에 없었던 결과였다.
개표 당시 경기도의 경우 12시간이 지나서야 당선이 확실시됐을 정도로 마지막까지 결과가 안갯속이었다. 득표율 5%p 범위 내에서 김 후보가 추격하면 남 지사는 달아나는 패턴이 반복되며 끝까지 진땀 승부가 이어졌다.
당시 남 지사의 공식 선거운동 13일간의 이동 거리가 2천650㎞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된 바 있다. 유권자들과 가까이에서 소통하는 '젊은 도지사'로서의 이미지를 어필하기 위해 적극적인 선거운동을 펼친 점이 승리 요인으로 꼽힌다.
2010년 진보 단일후보 김상곤 후보, 보수 정진곤에 15.18%p차 대승
무상급식 확대·혁신학교 정책 '파괴력' 거의 모든 시·군·구서 압도
2014년 이재정 현 도교육감, 단일화 실패 보수 조전혁에 크게 앞서
'9시 등교' '고교 야자·석식 지양' 등 공교육 혁신 시도 또한번 탄력
지난 2014년에 치러진 6·4 지방선거 중 교육감 선거는 진보진영의 압승으로 끝났다. 진보성향을 표방한 13명의 교육감이 당선된 것.
그러나 직전 2010년 치러진 첫 민선 교육감 선거에서는 서울·경기·강원·전북·광주·전남 등 6곳만 진보 후보가 당선된 것과 대조적이다. 다만 경기도는 두 차례 모두 진보를 대표하는 인사가 교육감에 당선됐다.
지난 2014년 선거에서 경기 지역은 이재정 경기교육감이 166만6천921표(36.1%)로 보수성향의 조전혁 후보가 얻은 119만2천28표(26.3%)에 크게 앞서 당선됐다.
이 같은 결과는 보수진영의 단일화 실패에서 비롯됐다. 보수로 분류되는 김광래 후보(51만6천714표·11.31%), 최준영 후보(43만8천714표·9.60%), 박용우 후보(42만35표·9.20%), 정종희 후보(33만902표·7.24%) 등이 득표를 분산한 것.
이재정 교육감이 당선됨에 따라 지난 4년간 경기도의 교육은 혁신학교 확대와 무상급식 전면 실시, 자율형 사립고 재검토 등이 힘을 받았고, '9시 등교', '고교 야자와 석식 지양 원칙', '꿈의 대학'으로 또 한 번의 공교육 혁신을 시도했다.
학생들을 대입에만 옭아매지 말고 스스로 진로와 꿈을 탐색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가족과 함께하는 저녁 식사 문화를 지향한다는 철학도 담겼다.
반면 학교가 그동안의 역할에서 갑작스레 손을 떼면서 사교육 시장만 배 불린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고, 대입제도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경기도 학생들만 피해를 볼 것이라며 현실을 외면한 정책이라는 불만도 이어졌다.
2010년에도 무상급식을 주창한 김상곤 교육감(현 교육부 장관)이 184만6천83표(42.33%)를 획득해 118만4천164표(27.15%)를 얻는 데 그친 보수 성향인 정진곤 후보를 15.18% 포인트 차로 눌러 압승했다.
강원춘 후보 (84만4천853표·19.37%)와 한만용 후보(48만5천803·11.13%)도 두 자릿수 득표율을 기록했다. 진보 성향의 단일 후보에 맞선 보수 성향 세 후보의 표가 분산되면서 다자 구도의 약점을 결국 극복하지 못했다.
특히 김상곤 교육감은 당시 44개 시군구 가운데 가평군을 제외한 모든 시군구에서 압도적 표차로 정 후보를 따돌렸고, 심지어 보수 정서를 가진 성남 분당구에서도 2.0% 포인트 4천204표 차로 앞질러 무상급식 확대와 혁신학교 정책의 파괴력을 보여줬다.
/이경진·황성규기자 lkj@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