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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가까이 버려져 있던 50년 넘은 허름한 여관 건물을 새롭게 꾸며 탄생한 '인천여관×루비살롱'.

이규영 루비레코드 대표·이의중 건축가 합심
허름한 여관 '인천여관 X 루비살롱' 새로 꾸며
커피등 팔며 팟캐스트 녹음실·공연장도 마련

인천 인문학 서적 전문 다인아트의 '북앤커피'
지역극단 '십년후' 장기공연 무산에 공간제공
30객석 갖춘 소극장으로 변신 '살롱극' 선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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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개항장 일대에 들어선 인천 신포동의 카페를 겸한 문화공간들이 진화하고 있다.

기존 신포동의 문화 공간을 표방한 카페들이 차를 마시며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그림이나 사진 등을 감상하는 공간이었다면, 이제는 보다 적극적으로 예술을 카페 공간에 끌어들여서 예술 활동이 이뤄지는 데 직접 관여하고 있다.

음악 공연이 이뤄지고, 예술가들이 머물며 작품을 만들고, 음악 방송을 창작하는 팟캐스트를 만들어내는 창작 공간이 새로 생기는가 하면, 기존 '북 카페'를 연극이 열리는 극장으로 모습을 바꾸는 등의 새로운 시도가 인천 신포동 일대에서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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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가까이 버려져 있던 50년 넘은 허름한 여관 건물을 새롭게 꾸며 탄생한 '인천여관×루비살롱'.

# 인천여관×루비살롱

21일 가오픈해 손님을 받기 시작한 공간 '인천여관×루비살롱'은 10년 가까이 버려져 있던 50년 넘은 허름한 여관 건물을 새롭게 꾸며 탄생했다. 지난 2월부터 시작한 보수 공사가 최근 마무리됐다.

인천에서 출발해 홍대에서 자리를 잡은 인디레이블인 루비레코드의 이규영 대표와 인천 곳곳에 있는 근대건축물을 현대적 쓰임에 맞게 활용하는 사람들을 돕고 있는 건축가 이의중씨가 의기투합해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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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름한 여관 건물을 새롭게 꾸며 '인천여관×루비살롱'을 만든 건축가 이의중(사진 왼쪽)씨와 루비레코드의 이규영 대표.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두 사람의 관계를 건축주와 시공자의 관계로 보는 것은 정확하지 않고 '인천여관×루비살롱'이라는 작품을 함께 탄생시킨 협업 관계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둘은 설명한다.

99㎡가 조금 못 미치는 땅에 2층 규모로 지어진 빨간 벽돌건물 1층은 커피와 레몬차 등을 판매하는 주방과 손님들이 쉴 수 있는 좌석, 테이블 그리고 작은 무대가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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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여관×루비살롱' 건물 옥상에 마련된 테이블과 휴식 공간.

그리고 2층에는 5개의 공간이 있는데, 예전 여관 객실로 쓰이던 공간을 가급적 그대로 살렸다고 한다. 각 공간의 정확한 용도는 정해지지 않았고 전시장과 팟캐스트 녹음실, 사무실 등으로 사용될 계획이다. 건물 옥상(3층)에도 테이블과 휴식 공간이 있다.

나중에서야 알게 된 사실인데, 건물의 이력도 조금 특별하다. 이곳의 처음 주인은 1970년대 가수로 활동한 이숙의 소유였다고 한다. 미군부대 무대에서 20대부터 노래를 불러온 이숙은 길옥윤 작곡가에게 발탁돼 1974년 '눈이 내리네', '우정' 등의 노래를 발표하며 인기몰이를 했다.

그러다 1990년대 초반 노부부가 여관을 인수하지만 큰 길가에 번듯한 여관과의 경쟁에서 밀리며 폐업 후 10년 가까이 방치됐다.

이곳은 다음 달 28~29일 열릴 '사운드 바운드 인(Sound Bound in) 개항장' 축제가 열리는 음악 공연장으로 사용될 예정으로 나이와 세대를 초월한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이 무대에 선다. 축제 기간 2층 전시장에서는 인천과 부평의 음악과 역사를 주제로 하는 전시회인 '비욘드 레코드'전도 함께 진행된다.

앞으로는 이 곳을 기반으로 지역 문화·예술과 관련된 팟캐스트를 제작하거나 지역 작가들의 창작 활동이 이뤄지는 레지던시로 운영하겠다는 구상도 있다.

주소 : 중구 관동 3가 4-37. 운영시간:오후 1~7시(일요일 휴무). 문의:070-8867-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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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 다인아트에서 운영하는 '북앤커피'는 책을 보고 전시를 감상하던 북카페에서 연극을 감상할 수 있는 소극장으로 변신했다.

/아이클릭아트
# '북앤커피'

'북앤커피'는 책을 보고 전시를 감상하던 북카페가 연극을 감상할 수 있는 소극장으로 변신한 경우다.

북카페 '북앤커피'는 20년 넘게 인천 관련 인문학 서적을 전문적으로 펴내고 있는 도서출판 다인아트가 운영하는 공간이다.

다인아트는 '인천'을 키워드로 하는 다양한 책을 펴내던 중 책을 홍보할 방법을 고민하다 북카페를 선택해 지난 2015년 8월 문을 열었다.

장소는 인천문화재단과 인천아트플랫폼 등이 있어 지역에서 활동하는 문화 예술계 인사가 많이 몰리는 신포동을 택했다. 이전 사무실은 인천문화예술회관 인근에 있었다.

아무래도 책이 중심이 되는 공간이다 보니 그동안은 시낭송회와 출판기념회 등이 열렸고, 카페라는 공간을 활용한 미술·사진 등의 전시가 이뤄졌다. 작은 세미나나 모임 등도 열리는 동네 사랑방 역할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달 초 객석 30석을 갖춘 소극장으로 모습을 바꿨다.

모습을 바꾼 이유는 이렇다. 20년 넘게 지역에서 활동 중인 극단 십년후가 30일 넘는 장기공연을 시도하려고 공연장을 수소문하다 여의치 않아 공연을 포기하려던 순간에 이 소식을 듣고 안타까워한 다인아트 윤미경 대표가 극단 윤용일 대표와 이야기를 나눈 뒤 선뜻 공간을 내어주게 된 것이다.

일단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해 아무런 조건 없이 공간을 내어줬다고 한다.

덕분에 지난 9일부터 이곳에서는 오후 7시 30분이면 연극 공연이 열리고 있다.

6개의 작은 작품으로 이뤄진 옴니버스 형식의 '살롱극'인 '사랑 소묘'(위성신 작, 송용일 연출)가 매일 무대에 오르며 관객과의 즐거운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극단 관계자는 처음에는 기존 카페에 설치된 시설을 그대로 활용했지만, 기왕이면 관객에게 더 좋은 작품을 선보이고 싶어 객석과 조명, 음향 등을 설치했다고 한다.

카페 공간이다 보니 연극을 감상하는 가운데 창밖으로 행인의 대화도 들리고, 주변 상가의 조명이 들어오는 나름 독특한 매력이 있다.

주소: 인천시 중구 개항로 14 2층. 운영시간:오전 10시~오후 7시. 문의:(032)772-0228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