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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질환으로 숨쉬기도 어려웠던 헹몰캇이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퇴원기념 환송회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분당서울대병원(원장·전상훈)이 캄보디아 의료봉사에서 선천성 심장병으로 숨 쉬는 것조차 힘겨워 하던 10개월 캄보디아 환아를 데려와 건강을 찾아줘 지역사회에 훈훈함을 전하고 있다.

병원은 지난 5월 20일 임청 흉부외과 교수와 한성희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최정연 소아청소년과 교수 등 총 15명의 의료봉사팀을 구성해 선천성 심장병 아동병을 위한 6번째 캄보디아 의료봉사를 실시했다.

의료봉사를 하던 중 '좌관상동맥폐동맥이상기시증(ALCAPA; Anomalous Left Coronary Artery From the Pulmonary Artery)'이라는 희귀 심장병을 앓고 있는 생후 10개월의 헹몰캇을 만났다. 아이는 앙상하게 바짝 마른 몸으로 힘겹게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ALCAPA 질환은 대동맥과 연결돼야 할 관상동맥이 폐동맥과 이상 연결돼, 심장에 적절한 영양분과 산소가 공급되지 못해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복합적인 질환으로, 생후 1년이 되기 전에 90% 이상이 사망에 이르는 무서운 질환이다.

한국에서도 드문 이 질환을 앓는 헹몰캇은 캄보디아 현지에서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소견을 들었지만 가정 형편상 타국으로 가서 치료한다는 건 불가능했다. 분당서울대병원 해외 의료봉사팀은 지난달 9일 아이를 데려와 수술을 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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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질환으로 숨쉬기도 어려웠던 헹몰캇이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퇴원기념 환송회에 참석한 헹몰캇과 엄마.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헹몰캇은 한국에 입국할 때부터 고열과 높은 간수치 등 전반적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고, 아이의 심장은 보통의 심장보다 훨씬 커져있어 좌측 폐가 눌려있는 상태였다. 이후 힘겨운 치료가 병행된 끝에, 마침내 헹몰캇은 지난 25일 튼튼한 심장과 새 생명을 얻었다.

헹몰캇의 수술을 집도한 임청 교수는 "수술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으로 이뤄졌고 수술 경과도 매우 좋은 편"이라며, "아이가 힘든 고비를 몇 번이고 이겨내면서 이제는 산소호흡기 없이도 스스로 숨을 쉬고, 건강을 찾아 가는 모습이 무척 대견하다"고 소회를 전했다.

헹몰캇의 엄마는 "아무런 꿈도, 희망도 없이 힘들어하는 아기를 하루하루 바라만 보다가 분당서울대병원 선생님들 덕분에 이제 살아갈 힘이 생겼다"며, "평생 이 은혜를 갚기 위해 열심히 살겠다"고 깊은 감사 인사를 전했다.

성남/김규식·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