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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VEB 아레나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 대 러시아의 경기. 후반 볼 경합중 수비수 김주영의 몸에 맞는 자책골로 두번째 골을 허용하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 확정 후 처음 해외 원정 평가전에 나선 신태용호가 월드컵 개최국 러시아와의 모의고사에서 총체적인 수비 불안을 드러내며 2-4로 무릎을 꿇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7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VEB 아레나에서 열린 러시아와 평가전에서 전반 선제골을 내주고 김주영(허베이)이 연속 자책골을 헌납해 권경원(톈진)과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의 연속 만회골에도 결국 2-4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러시아와의 역대 A매치 상대전적에서 1무2패 열세를 이어갔다.

지난 6월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이 경질된 후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신태용 감독은 월드컵 최종예선 두 경기 연속 '무득점-무승부'를 기록한 데 이어 러시아에도 덜미를 잡혀 취임 후 2무1패를 기록하게 됐다.

전원 해외파로 꾸린 '신태용호 2기'가 새로운 수비 조합의 불안을 그대로 노출한 경기였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64위에 불과하지만 월드컵 개최국으로 조직력을 자랑하는 러시아는 한국(FIFA 랭킹 51위)에 한 수 위였다.

신태용 감독은 왼쪽 풀백 자원이 없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3-4-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손흥민(토트넘)이 적극 공격에 가담해 황의조(감바 오사카)와 호흡을 맞추고, 왼쪽 윙백 김영권(광저우)이 수비까지 내려가 포백을 오가는 등 '변형 스리백' 전술로 러시아에 맞섰다.

수비진의 호흡이 맞지 않던 한국은 결국 선제골을 내줬다.

러시아는 전반 종료 직전인 44분 오른쪽 코너킥 기회에서 알렉산드르 사메도프가 크로스를 올렸고, 골 지역 중앙에서 수비진의 빈틈을 노린 스몰로프가 거의 선 채로 헤딩슛으로 연결해 첫 골을 뽑았다.

후반 들어서도 한국의 허술한 수비가 러시아의 날카로운 창에 잇따라 뚫렸고, 불안한 모습을 보이던 김주영이 잇따라 자책골을 헌납했다.

후반 10분에는 러시아의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알렉산드르 코코린이 헤딩했고, 공은 김주영의 몸을 맞고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김주영은 2분 후에도 또 한 번 자책골 불운에 울었다. 러시아는 후반 12분 왼쪽에서 유리 지르코프가 크로스를 했고, 김주영이 이 공을 걷어내려고 왼발을 갖다 댔지만 이 공이 그대로 자책골이 됐다.

신태용 감독은 후반 18분 황의조 대신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을 기용하고, 부상에서 회복한 기성용(스완지 시티)을 교체 투입해 변화를 꾀했다.

후반 22분 권창훈(디종)이 오른쪽 골지역에서 상대 수비수 두 명을 제치고 강하게 오른발로 찾으나 골키퍼 아킨퍼예프의 선방에 막혔다.

그러나 러시아는 후반 37분 알렉세이 미란추크가 한 골을 더 넣으며 4-0으로 달아났다.

4점 차 무득점 패배 위기에 몰린 태극전사들이 막판에 힘을 냈다.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수비수 권경원은 후반 41분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의 크로스를 헤딩골로 성공시켰고, 후반 추가시간에는 이청용이 배달한 크로스를 지동원이 추가골로 연결해 2-4를 만들었지만 경기는 그대로 끝이 났다.

신태용호는 장소를 스위스로 옮겨 10일 오후 10시 30분 아프리카의 복병 모로코와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양형종 기자 yang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