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외교의 한 축인 코커 위원장은 지난해 미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몇 안 되는 공화당 인사로 부통령 러닝메이트와 첫 국무장관으로 거론됐던 최측근이어서 워싱턴 정가가 이 일로 시끄럽다.
내년 중간선거 불출마와 내년 말 정계 은퇴를 이미 선언한 바 있는 코커 위원장이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 노선에 각을 세운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확인도 안되는 개인적 대화를 '폭로'해 반격하자. 코커 위원장이 즉각 재반박한 식으로 설전이 오갔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폭로'가 거짓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진실공방으로까지 비화하는 양상이다.
발단은 지난주 '대북 대화채널 가동'을 공개했다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시간 낭비'라고 면박당했던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등 '3인방'에 대해 코커 위원장이 "이들 세 명이 우리나라를 혼란 상태로부터 지켜주는 사람들"이라고 칭찬하면서 비롯됐다.
코커 위원장이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유혈사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한 점을 비판한 것도 더해졌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밥 코커 의원은 중간선거 때 자신을 지원해달라고 구걸했다"며 "나는 '노(No)'라고 말했고 그는 도중 하차했다 (그는 내 지지 없이는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국무장관직도 원했지만, 나는 '됐다'고 거절했다"며 "그는 끔찍한 이란 핵 합의에도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이유로, 코커가 우리의 위대한 어젠다에 부정적 목소리를 내며 훼방 놓을 것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며 "그는 (재출마할) 용기가 없었던 것"이라고 비꼬았다.
그러자 코커 위원장도 즉각 트윗을 통해 "백악관이 성인탁아소로 전락해 부끄럽다"고 반격했다.
이와 관련, CNN은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 코커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 요청 거절 때문에 중간선거 출마를 포기했다는 것은 거짓이라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초에도 코커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불출마 결심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했으며, 여러번 말했던대로 이번에도 지원했었을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또한 코커 위원장이 은퇴를 결심하던 날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지원 입장을 밝혔다고 주장했다.
미 언론은 이러한 '자중지란'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현안 추진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코커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핵협정을 '불인증' 하더라도 그 이후 절차에 대한 칼자루를 쥐고 있는 데다 상원 예산위원회 소속으로서 '감세 논쟁'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코커 위원장은 이미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안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 바 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커와 소원해지는 것은 자신의 입법 어젠다들을 위험에 처하게 하는 모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여당 중진에게도 '총질'을 하면서 집안에서도 '말의 전쟁'이 벌어지자 WP는 "같은 당 지도자 간에 벌어진 기이한 옥신각신"이라고 꼬집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