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0년대 경쟁시대 인력·장비 확충 '급성장'
3년간 8400여명 무료진료… 응급체계 다져

최근 인구가 증가하면서 2·3차 의료기관이 늘고 있긴 하지만 과거 2000년 초반만 하더라도 병원이 부족해 중환자들이 입원실을 찾아 서울까지 먼 걸음을 해야 하는 불편은 흔한 일이었다.

올해로 개원 60주년을 맞은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은 경기 북부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종합병원으로 이 지역 의료발전사에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6·25전쟁이 휴전을 맞은 지 얼마 지나지 않은 1957년, 의정부(당시 양주군 의정부읍)에서 자그마한 석조건물로 시작한 것이 모태다.
이때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현대식 의료시설을 갖춘 병원은 흔하지 않던 시절이다. 당시 의정부성모병원은 가톨릭 영성에 따른 자선기관에 가까웠다.
지역 주민들에게는 전후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는 이들을 치료해주는 복지기관으로 인식됐다. 모병원인 가톨릭성모병원의 81년 역사에 비춰 보더라도 의정부성모병원은 상당한 역사적 비중을 차지한다.

# 지역 의료서비스 발전 촉발
1990년대 들어서 신도시 개발 붐을 맞은 경기 북부에 종합병원이 하나둘 생겨나면서 의료서비스 경쟁시대를 맞게 된다. 경쟁을 통한 의료서비스 수준 향상의 서막은 이 시기 의료인력과 시설 확충에 돌입한 의정부성모병원이 열게 된다.
의정부성모병원은 1993년 현재 병원이 위치한 의정부시 금오동으로 이전하며 지역 최초 대학병원으로서 위상을 갖추게 된다. 이때부터 의료분야에서 지역 최초라는 타이틀을 잇달아 달며 체외충격파 쇄석기 도입(1993), MRI 도입(1995), 각막이식 수술(1995) 등 의료시설과 기술 향상을 선도한다.
이는 2000년대 이후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고 의료수준 향상은 더욱 가속화 하고 있다. 1999년 세계 최초 희귀 뇌동맥류 수술을 성공한 이후 2004년에는 경기 북부에 신장이식 수술 시대를 열게 된다.
1994년 전 국민 의료보장 시대를 맞으며 의료서비스 이용이 급속히 확대된 것을 계기로 의정부성모병원의 변화는 결과적으로 지역 의료서비스의 발전을 촉발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입원치료가 필요한 지역 중환자들의 서울 원거리 입원 불편이 줄어드는 등 환자의 편의증진뿐 아니라 병·의원 등 지역 의료기관도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 의료서비스의 새로운 변혁기
경기 북부에서 의료서비스 경쟁은 2010년대 들어 경기 북부와 수도권을 잇는 관계 도로망이 넓어지면서 더욱 불붙게 됐다. 이제 이 지역 의료기관은 지역 내뿐 아니라 인접한 서울 북부지역과 경쟁체제를 서두르고 있다. 의료서비스 경쟁이 불러온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응급의료시스템 확보다.
이른바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을 수 있는 병원이 인근에 있느냐는 문제다. 의정부성모병원은 응급의료센터, 외상센터, 신생아 집중치료센터, 소아응급실 등 응급의료시스템을 완전히 갖춘 국내 최초 병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내년 3월 개원을 목표로 현재 공사가 한창인 외상센터 완공만을 남겨두고 있다.
외상센터가 개원하면 의정부성모병원은 경기 북부지역에 또 한 번 새로운 의료서비스 시대를 열게 된다.

사실 의정부성모병원이 지역에서 그 비중과 역할을 인정받는 것은 비단 의료기술과 시설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그동안 지역의 수많은 소외계층 환자를 돌봐온 자선 의료활동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3년간 무료진료를 받은 환자는 8천400여 명에 이르고 이를 진료비로 환산하면 40억 원이 넘는 액수다.
또 25년간 이어오고 있는 무료이동진료를 통해 지금까지 2만7천여 명의 소외환자를 돌봐왔다. 의정부성모병원은 공공의료복지 혜택마저 받지 못하는 환자들에게 무료 치료혜택을 주며 초창기 병원설립 정신을 60년간 이어가고 있다.
의정부/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
지금 첫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