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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째 초등생 대상 방과후 교육 펼쳐
졸업생·지역 동호인 20여명 모여 창단
18일 가평 문예회관서 첫 연주회 '뭉클'


"아이들이 오케스트라를 통해 소통하고 협력하는 방법을 터득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낍니다"

가평군에서 방과 후 학교를 통해 17년째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치고 있는 라온 챔버 오케스트라(이하 라온) 박경혜(44·여) 단장은 "처음에는 수업시간에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치는 것에 지나지 않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폭이 넓어졌고 아이들은 물론 그 가족, 나아가 지역 음악 동호인들과도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돼 마침내 라온을 창단하게 됐다"고 밝혔다.

인천에서 살다 지난 1999년 부모님과 함께 가평으로 이주해 정착한 박 단장은 서울시립대 예술대학 음악학과를 졸업하고 서울 심포니, 로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서 등에서 연주활동을 해온 음악가로, 지역 음악 인재 육성과 지역 내 클래식 음악 활성화에 열정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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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혜 단장은 "창단공연을 앞두고 학부모, 상면사무소, 이웃 등이 많은 성원과 관심을 보내주고 있어 감사할 따름"이라며 환하게 웃고 있다.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

그는 "대체로 아이들은 음악을 초등학교 6년 동안 단계별로 배우면서 관심을 갖고 재미를 느끼지만 졸업 후 중학교에 입학하면 교과 공부로 인해 음악에서 멀어지는 게 현실"이라며 "음악을 통해 아이들과 소통하고 즐거움을 찾기 위한 방법을 찾은 게 바로 라온 창단이었다"며 오케스트라 창단 배경을 설명했다.

박 단장은 "수년간 라온 창단을 기획하고 준비하면서 학부모, 관계자 등을 설득하는 과정은 정말 힘겨웠지만 지금은 적극적으로 지원과 관심을 아끼지 않는 부모들이 점점 늘고 있다"며 "특히 마땅히 연습할 공간도 없었을 때 가평군 상면사무소는 음악 연습을 할 수 있도록 장소를 내어주기까지 해 우리에게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그 결과 지난 4월 상면·연하·상천 등 가평 관내 초등학교 방과 후 학교에서 음악을 배우고 있는 학생과 졸업생, 지역 음악동호인 등 20여 명이 참여해 바이올린과 플룻, 더블베이스, 호른, 클라리넷으로 구성된 챔버오케스트라 라온이 공식 창단하기에 이르렀다.

이들은 매주 토요일 모여 연습에 매진했고 마침내 오는 18일 가평군 문화예술회관에서 감격스런 창단연주회를 수지 S.M.오케스트라의 협연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첫 공연인 만큼 단원들 뿐만 아니라 학부모, 학교 관계자들까지 성공적인 연주회 개최를 기원하며 긴장감 속에 막바지 준비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박 단장은 "어린 단원들이 서로 협력하면서 연주의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으며 자신감, 배려심, 협동심 등을 익히면서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성장하고 있다"며 "지역의 음악 인재를 육성하는 동시에 이웃 간 소통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는 지역 대표 오케스트라로서 역할을 다하고 싶다"고 밝혔다.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이미지/아이클릭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