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징후포착 등 어려움 교육통해 극복"
인천시는 지난 21일 시 아동복지관에서 '2017년 아동학대 예방의 날 기념행사'를 열고, 아동학대 예방에 이바지한 시민에게 인천시장 표창을 수여했다. 공무원과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이 대부분인 표창자 가운데 인천 부평구 산곡2동에서 10년 넘게 통장을 맡아온 이광주(61·사진) 씨가 포함돼 눈길을 끈다.
올 2월까지 인천지역 각 동네 통장과 이장이 모인 인천시통리장연합회 회장을 지내기도 한 이 씨는 인천시가 지난해 11월부터 추진한 '우리 마을 아동 지킴이' 활동의 주역이라는 공로를 인천시로부터 인정받았다.
'우리 마을 아동 지킴이'는 인천지역 읍·면·동별 통장·이장과 부녀회 회원을 비롯한 4천여 명으로 구성돼 동네에서 아동학대가 의심되는 가정이 있는지, 장기간 학교에 가지 않는 아동이 있는지를 살피고 있다.
이 씨는 "통장과 이장들은 동네 구석구석 집집이 형편을 꿰고 있다"며 "아동학대가 의심되는 아이를 가장 먼저 발견할 수 있는 동네 지킴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씨는 "앞으로도 이웃 간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아이들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동네를 만들고 싶다"고 표창을 받은 소감을 밝혔다.
통장과 이장들은 그동안 동네에 사는 노인이나 장애인을 위한 활동은 활발했지만, 아동에게 관심을 두는 경우는 평소 적었다고 한다.
이 씨는 "각 통장과 이장이 처음에는 아동학대를 어떻게 인지해야 하는지, 징후는 무엇인지 무척 생소했다"며 "전문 상담가가 읍·면·동별 순회 교육을 하도록 조치했고, 활발한 활동도 독려했다"고 했다.
'우리 마을 아동 지킴이' 활동 초기에는 어려움도 많이 겪었다고 한다. 어린 자녀를 둔 가정에 찾아가 아동학대가 있는지 없는지를 드러내놓고 살피기가 난감했기 때문이라는 게 이 씨 설명이다.
그는 "아이가 있는 가정을 평소 자주 찾아가 자연스레 어울리면서 관계를 다졌다"며 "조손가정이나 한부모 가정을 특히 더 관심을 두고 찾았다"고 말했다.
충청북도 제천이 고향인 이 씨는 1987년 인천에 취직한 이후 가정을 꾸리고 지금까지 살고 있다. 자영업을 하면서 통장으로 활동하고 있고, 현재는 부평구 통리장연합회장도 맡고 있다.
이 씨는 "처음 인천에 왔을 땐 지금처럼 큰 도시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30년 동안 살다 보니 도시가 참 많이 발전했다"며 "앞으로도 내가 사는 동네를 살기 좋은 동네로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뛰겠다"고 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