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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인의 아름다운 영혼을 위한 음악회' 모습. /성남문화재단

발달장애아동 문화체험 프로그램
악기연주·음악치유 '자신감' 회복


공연장에 발달장애아를 위한 자리는 없을까. 최근 성남아트센터 성남시립교향악단 연습실에서는 특별한 음악체험프로그램이 열렸다. 지난 18일 발달장애아가 참여한 성남문화재단 '100인의 아름다운 영혼을 위한 음악회(이하 100인 음악회)'의 첫 번째 시간이 열렸다.

그간 문화공연에서 소외됐던 발달장애 아동들이었기에 첫 만남은 설렘과 호기심이 가득했지만 어색함은 어쩔 수 없어 보였다.

정진희 음악치료사가 나서면서 프로그램의 분위기는 이내 부드러워졌다. 장애등급과 가족 구성원 등을 고려해 사전에 나눈 조별로 참가자의 이름을 부르며 인사하는 환영의 노래로 시작해 간단하고 익숙한 노래로 가족마다 반갑게 인사하면서 어색함은 사라지고 장애아들은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파헬벨의 '캐논'을 참가 가족들이 톤차임 악기로 연주하고 각자 원하는 악기를 선택해 리듬 즉흥연주를 하면서 집중하는 것을 어려워하던 아이들이 진지하게 프로그램에 빠져들었다.

지난 7월 한 연주회에서 자폐성 장애아동이 공연 도중에 소리를 질러 아이 엄마가 서둘러 객석을 빠져나간 일이 있었고 이후 지적장애를 가진 아동을 위한 문화공연에 대한 논의가 진행돼왔다.

성남문화재단은 이같은 논의가 있기 전인 지난해부터 교사와 행정가, 장애아 자녀와 부모 등 다양한 그룹 대상으로 소규모 음악치유 프로그램을 접목한 '100인 음악회'를 진행해오고 있다. 또 지난 4~6월에도 발달장애아 엄마들을 대상으로 '마음을 쓰담듬다'라는 문화예술치유 프로그램을 열어 큰 호응을 얻었다.

프로그램에 참가한 김해미 씨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늦다 보니 앞에 나서서 무언가를 해보는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에게 자신감이 생긴 것같다. 가족 간 정도 더 애틋해졌다"고 했다.

다른 참가 가족들도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될까봐 문화예술프로그램 참여는 생각도 못했는데 아이에게도 좋은 경험이 되고 부모들끼리 서로 소통하는 자리가 됐다"며 만족해했다.

'100인 음악회'는 1기와 2기 각 50명, 총 100명이 참가해 기수별 2회로 진행된다. 2기 프로그램은 다음 달 2일·9일 열린다.

재단 관계자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자기표현이 서툰 발달장애 아동 및 청소년들이 음악을 통해 자신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사회와 소통하는 기회가 되며 동시에 그 가족들에게도 정서적인 안정과 치유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