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보 이사장 연임 어떻게 가능했나
처우 개선하니 사기 오르고 실적 따라와
자연스레 신뢰 얻고 행감서도 칭찬 받아
■함께 일한 3명의 도지사 차이점은
孫 준비된 지도자형… 金 청렴한 일꾼
南 미래 내다보는 눈 남다르고 개혁적
■경과원 조직 내부 갈등 묘책 있나
나 포함 모두가 서로 다름을 인정해야
쪼개진 노조부터 하나돼야 변화 가능
■경기도는 어떤 의미인가
군사력·중소기업·핵심기술 등 집중돼
한국 동력이자 미래, 위기의식 가져야
특히 경기도지사가 바뀌는 과정에서도 경기신보 이사장을 4번이나 연임한 것은 박 이사장에 대한 도민들의 신뢰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이런 공로로 산업포장, 국민훈장 모란장 등을 받기도 했다.
그런 박 이사장이 최근 통합을 통해 초대형 공공기관이 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하 경과원)의 이사장을 맡으면서, 다시 한번 화제의 인물이 됐다.
그의 경험과 노하우가 신생 통합기관에 긍정적 에너지를 불어넣어 줄 수 있다는 기대감에 서다.
박 이사장을 만나 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공직 생활 45년 정도했고, 그 중 30여 년을 경기도에서 했다. 농협 경기본부장을 비롯해 경기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을 4번 연임했다. 5번째도 나한테 하라고 하는 걸 사양했다. 당시 손학규 도지사를 통해 발탁됐고 김문수 지사의 신뢰를 받아 연임했다. 임기가 끝나고 민주평통 경기도 부의장이 됐다. 대통령이 의장이고 각 광역단체마다 부의장이 있는데, 전국 부의장회 회장도 맡았다. 민주평통은 대통령 자문 헌법기관으로 청와대 회의에 들어가면 모두 발언을 했다. 사실은 부의장만 한 게 아니고 전체 평통을 이끌다시피 했다. 민주평통이 7월로 끝났다. 그래서 이제는 자유로운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경과원 이사장 제의를 받았다. 사양을 하려 했지만, 상근직이 아니고 명예직인데다 마지막 봉사를 해야 하고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겠다 싶어 수락을 했다. 사실 마음이 무겁다. 아이디어나 비전이나 방향 제시를 통해 기여를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경기신보 이사장을 4번이나 연임한 경기도 공공기관의 신화이자 입지적 인물이다. 비결은 무엇인가.
"과대 평가를 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경기도를 잘 아는 사람이란 평가를 받는다. 사실 경기도를 누구보다 잘 아는건 틀림 없다. 경기도의 농업 부문부터 IMF 시절에는 농협 은행장을 하며 중소기업을 살폈다. 경기신보 이사장 당시 그때 경험을 많이 써먹었다. 정부에서 5천700억원, 경기도에 1천700억원 정도를 지원받아 노점상과 포장마차 등 어려운 사람을 지원해주는 역할을 했다. 그런 경험을 가졌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일했다. 또 하나의 비결은 직원들과 소통이다. 상사와 직원이라는 생각을 가져본 적이 없다. 아직 경과원 직원들을 정확히는 모르지만, 경기신보 직원들은 나를 편하게 생각했다. 떠난 뒤에 직원들에게 평가를 들어보면 만족할만 했다. 리더가 가장 중요한게 소통이다. 직원들이 나를 따르게 하는 기술, 직원들과의 마음의 벽이 하나도 없었다. 그만큼 신뢰하고 믿고 귀중하게 생각했다.
제 경영철학이 '인건비 아끼지 말자'다. 한 해에 20% 이상 급여를 올렸다. 당시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보다 직원들의 처우가 좋아졌다. 그러자 280억 원 적자 나던 게 60억 원으로 줄었고, 그 다음 해에 흑자로 전환됐다. 보증기관이 흑자를 냈다. 그러니, 자연스레 연임 부탁이 왔다. 매년 경기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칭찬만 받았다.
직원 처우를 그렇게 올려주고도 직원들이 450% 성과금을 받았다. 평균 3천만원 씩 성과금을 받았다. 처우를 개선하고 경영을 하니 사기가 오르고 실적이 나더라.
박해진 개인이 잘한 게 아니다. 직원들이 잘해줘서 박해진이 있는거다. 1월1일 남들은 시무식 할때, 우리는 오전 8시 야외에서 새해 목소리를 냈다. (웃으며)경인일보 1면에도 나고 그랬다. 지금도 경기신보는 처우가 좋고 복지도 최고다."
-3번째 도지사와 함께 일하게 됐다. 손학규·김문수·남경필 지사는 어떻게 다른가.
"손학규 전 지사는 대한민국 지도자 중 가장 준비가 많이 됐다. 학력, 민주화 운동 등 이 양반은 보수 생각이면서도 개혁에 대한 면도 강하다. 옥스포드에서 공부하고 와서 운동권에서 벗어 났다. 지도자가 가져야 할 훌륭한 자질과 결단력을 다 갖췄다. 제대로 된 평가를 못받았다. 지금도 그 만한 사람 없다.
김문수 전 지사는 지도자 중 서민의 아픔을 안다. 제일 어렵게 산 사람, 밥을 굶고 중고등학교를 다닌 사람이니까. 이 사람처럼 서민의 아픔을 안 사람은 없다. 민주화 운동도 감옥을 4번 갔다오고 누구보다 서민의 아픔을 알고 가장 청렴한 사람이 김문수 지사다. 도지사 재선 시 후원금 29억원이 들어왔는데 국고에다 20억원을 반납한 사람이다. 결단력이 있다. 10원 한 장 허투루 쓰지 않는다. 안보의식도 투철하다.
남경필 지사는 두 양반 만큼 어려움을 겪진 않은 것 같다. 젊다. 그러나 남에게 없는 미래에 대한 통찰이 있다. 미래를 내다보는 눈이, 지도자들이 근시안적인데 내다보는 눈이 누가 얘기하면 대충 듣지 않고 자기걸로 소화한다. '나한테도 지혜를 주십시오'하며 거기서도 새로운 걸 얻는 스타일이다. 여과없이 경험한 거 이런거 막 얘기한다.
아울러 혁신적인 사고가 있다. 정치인들이 말로는 혁신하지만 남 지사는 혁신을 현실에 이행한다. 개혁적인 보수이며 차세대 지도자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경과원은 기관 통합 후 조직 내부의 갈등을 빚고 있다. 이사장으로서 묘책은 있나.
"경과원은 두뇌와 현장을 모두 알아야 한다.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도록 잘 조합하면 상승효과를 가질 수 있다. 서로 다른 분야의 직원들이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나부터도 마찬가지지만 원장부터 본부장 직원들까지 모두 노력을 해야 한다. 말로만 하나가 되자 통합되자 이걸론 안된다. 프로그램을 물리적 통합만 했지 화학적 통합은 안됐다.진짜 같이 하려면 그런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 합동으로 바깥 행사를 하는 프로그램, 지금까지 그런 노력이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하나가 되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을 했나. 많이 부족했다. 우선 노조가 하나 돼야 한다.(현재 경과원은 복수 노조). 노조가 다른 모습을 보여야 처우가 개선된다. 이사장으로서 너무 전면에 나설 생각은 없다. 우선 아이디어만 주고 싶다."
-경기도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다. 경기도는 어떤 의미인가.
"경기도에서 30년 넘게 일했다. 경기도는 대한민국 안보의 중심이다. 군사력의 75%가 있다. 장성의 80%도 경기도에 있다. 경제적으로는 중소기업 소상공인 30%가 경기도에 있다. 숫자가 중요한게 아니라 핵심 기술의 80%가 경기도에 있다고 본다. 판교테크노밸리는 미래의 경기도다. 지방으로 가면 기술인력들이 이동하지 않는다. 경기도는 그런 특수성이 있다. 경기도가 대한민국의 동력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공직자도 다른 지역과 달라야 한다. 경기도가 잘못되면 대체 방법이 없다. 중국이 한국 기술을 뛰어넘고 있는데 이 위기에 대한 의식이 있어야 한다. 지리적으로도 발전성도 있지만 현재도 중요한 위치고 앞으로 미래도 경기도에 있을 수 밖에 없다.
글/김태성·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
■박해진 이사장은?
▲경기도 이천 출생(1945년)
▲용산고·고려대 법학과·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과정 수료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장
▲농협중앙회 신용사업담당 부회장
▲농협대학 학장
▲경기신용보증재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