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소식-5
누에섬에 설치된 이윤기 작가의 오감을 깨우는 물고기 솟대, '바람과 춤추는 물고기'. /안산시 제공

소라
/아이클릭아트
하루 두 번 열리는 바닷길을 통해 갈 수 있는 섬. 해무가 많이 끼어 햄섬, 해미섬이라고도 했는데 멀리서 보면 누에를 닮아서 지금은 누에섬으로 불린다. 봄에는 벚꽃과 진달래가, 여름에는 해당화와 자귀나무가 꽃을 피우는 섬, 바다를 걸어서 노을에 닿을 수 있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섬 누에섬.

'황금섬' 대부도 탄도마을과 누에섬 일대에서 지난 11월 18일 지역예술인과 지역민이 함께하는 '소란스런' 마을 축제가 열렸다.

안산문화재단(대표이사·강창일)이 지역민의 주거지인 '탄도'와 삶의 터전이었던 '누에섬'을 예술(Arts)로 잇는 새로운 기획을 시도한 것이다.

지난 9월부터 시작된 지역민 인터뷰를 통해 변해 온 누에섬 이야기를 새로운 시각으로 담았고, 마을 행사인 '당제'를 예술적으로 복원했다. 마을의 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는 당제는 지역민과 예술가, 그리고 관광객을 잇는 새로운 누에섬 축제로 옷을 갈아입었다.

3년마다 행해진 당제는 지난 1990년대 말 시화호 물막이로 대부도 전체가 연륙돼 외지인의 수가 늘어나고, 기존 주민들도 횟집 운영 등으로 삶의 형태와 마을 공동체가 변하면서 자연스럽게 중단됐으나 다시 살려낸 것이다.

이날 마을축제를 위해 탄도항 앞마당은 골목놀이가 설치돼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 공간으로 탈바꿈됐다. 설탕 뽑기와 가래떡을 구워서 나눠 먹다 보니 어느덧 행사 시작을 알리는 나각 소리가 마을에 울려 퍼진다. 옛날에 마을의 당제가 진행돼 당산이라고 불린다는 언덕에서 시작된 신호로 관광객은 관람객이 되어 누에섬으로 이동했다.

섬에 다다르니 전망대와 산책로만 있던 조용한 누에섬에 새로운 미술품이 자리 잡고 있었다. 누에섬 프로그램 일환으로 새워진 이윤기 작가의 오감을 깨우는 물고기 솟대, '바람과 춤추는 물고기'다.

솟대는 예로부터 마을 입구에 세워져 부정한 것을 막아내고 평안과 수호를 기렸으며 어촌에서는 만선과 어부의 안전을 기원하는 의미가 있다. 이를 섬 주변에 서식하는 물고기와 결합해 조형적으로 이미지화한 누에섬만의 솟대로 창작했다.

이윽고 소라 모양을 한 뱃고동소리 악기인 나각을 선두로 길놀이가 시작되었다. 기존의 탄도마을 당제를 새로운 형식의 문화예술 퍼포먼스로 창작한 '창작그룹 노니'의 '바람노리'다. 서른 명이 넘는 연희자들은 관람객들과 함께 누에섬을 빠져나가며 연희와 연주를 선보였다.

공연은 탄도항 앞마당까지 이어져 풍물을 마지막으로 끝이 났다. '누에섬, 그 시작'은 매년 더욱 새로워진 모습으로 사람들과 만나길 바란다.

안산/전상천기자 juns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