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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살 초등학교 6학년, 35세의 담임교사. 시간은 35년을 지나 학생들은 50을 바라보는 중년이 됐고, 스승은 고희를 맞았다. 35년 전 안양초등학교에서 근무했던 이춘화(70·여·사진 왼쪽 세번째))씨는 얼마 전 제자들과 뜻깊은 만남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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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초 51회 졸업생인 당시 6학년 13반 학생들이, 스승의 고희를 기념삼아 연말 송년회를 준비 한 것. 이들의 끈끈한 사제간의 정은 3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보다 학급별 학생 수가 2배 가량 많던 시절이었지만,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더욱 돈독했다. 학생들은 부모처럼 스승을 따랐고, 스승도 가족 이상으로 아이들을 챙겼다.

이들의 인연은 졸업으로 끝나지 않았다. 스승의 날과 명절 등 1년에 두 번 이상은 모임을 가졌고, 10년 전 스승이 회갑을 맞았을 때는 인천 강화도의 펜션을 빌려, 회갑잔치를 열기도 했다. 2012년 정년 퇴임 당시에도 제자들은 안양 시내의 한 행사장을 빌려 성대한 퇴임식을 열어줬다.

이씨는 "40여 년의 교직 생활 중 6학년 담임은 딱 2번 밖에 하지 않았는데, 그 당시 아이들이 지금까지 나를 스승으로 섬기며 연락해 주고 있어 교사를 했다는 것에 매우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제자들과 좋은 시간들을 함께하며, 우리 사회에 기여하는 방안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