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트라이아웃 → 자유계약

외국인선수를 영입해 조직력이 극대화된 팀이 상위권에 있다.
그러나 외국인선수가 약하고 국내 선수들이 좋은 팀들은 중위권, 외국인 선수가 약하고 국내 선수들이 기량이 들쭉날쭉한 팀들은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이번시즌을 앞두고 진행된 외국인선수 드래프트는 좋은 선수를 뽑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보통 KBL에서 트라이아웃에 참가할 외국인선수들을 신청 받아 10개구단 감독들의 추천을 받아 200명 안쪽으로 추린다.
많은 선수가 나와서 기량을 뽐내야 하는 트라이아웃이지만 실제 현장을 가보면 100명이 채 안되는 선수들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번 시즌을 예로 들면 10개팀이 각각 2명씩을 선발해야 하는데 100명이 출전했다고 하면 경쟁률은 5대1에 불과하다.
좋은 자원이 많으면 순위에 따라 기량에 차이는 있겠지만 고르게 외국인선수를 나눠서 영입할 수 있지만 현재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이렇다 보니 상위 순위를 배정 받은 팀들은 새로운 선수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지만 하위 순위를 배정 받은 팀은 트라이아웃이 아닌 기존에 검증 받은 선수를 영입하는 쪽으로 무게를 둘 수밖에 없다.
KBL의 외국인선수 규정에는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선수를 영입한 후 부상이나 부득이한 사유로 교체할 경우 앞서 직전 년도와 2년 전 트라이아웃에 출전했던 선수 중에서 영입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정규리그 1~3위 팀들의 경우 트라이아웃에서 선수를 지명한 후 검증된 선수로 바꿨다.
서울 SK의 경우 트라이아웃에서 전체 17순위로 대리언 타운스를 선택 한 후 시즌이 시작하기 전 애런 헤인즈로 교체했다.
전주 KCC는 에릭 도슨의 부상으로 찰스 로드를 영입했고 원주 동부도 15순위로 영입했던 조던 워싱턴을 로드 벤슨으로 교체했다.
사실 이들 3개 팀들이 영입한 3명의 선수는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다면 1라운드 지명이 확실했던 선수다.
결국 이들 3개 팀은 1라운드 선수 2명을 영입해 성적을 내고 있는 셈이다.
물론 선수가 부상을 입었거나 생각했던 것 보다 기량이 낮은 경우, 또 국내 선수와 손발을 맞추다 보니 팀 색깔에 어울리지 않아서 교체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유독 좋은 선수가 많지 않았던 트라이아웃 상황으로 인해 교체를 염두에 두고 계약을 한 것은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이런 논란으로 내년부터는 트라이아웃이 사라진다.
KBL은 내년부터 외국인선수 영입 방식을 트라이아웃에서 자유계약으로 바꾸기로 했다. 대신 외국인선수의 몸값이 폭등하는 것을 막기 위해 2명 총액 70만달러로 제한하기로 했다. 아직 결정되지 않은 건 외국인선수의 신장 문제인데, 이 부분은 계속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자유계약제도가 처음 도입되는 건 아니다. KBL에서는 이전에도 자유계약으로 외국인선수를 영입하던 시절이 있지만 당시 이면계약 형태로 연봉을 올려줘 논란이 됐었다.
외국인선수 영입 방식은 정답이 없다. 이 문제는 KBL만 국한되는 문제는 아니다. 국내 프로스포츠 모두 외국인선수 영입 방식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뭐가 옳다 그르다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하나의 제도가 정답이 아니기 때문에 최선의 방법을 찾아 고민을 계속하는 건 올바른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상윤 IB스포츠 해설위원·상명대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