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 세터, 재능 많지만 성장 필요
세터를 중요하게 여기는 건 세터가 코트 위의 야전 사령관이기 때문이다.
세터의 평가 잣대는 기본적으로 공격수에게 공을 전달하는 토스다. 여기에 블로킹과 서브까지 잘하면 이상적인 세터가 된다.
토스 능력 외에 세터가 갖춰야 할 기본 조건은 2가지로 이야기 할 수 있다.
쉽게 말해 A라는 공격수는 후위 공격에 능하고 B라는 공격수는 높은 타점의 전위 공격을 잘한다면 세터는 이들의 능력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토스를 잘 해줘야 한다.
세터라면 누구나 다 아는 부분이지만 경기 중에 소속팀 공격수들이 위치를 파악하고 상대 수비수들이 어떻게 움직일지를 선택해 공격 성공 확률이 높은 선수를 선택해서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배구 포지션 중 가장 영리하고 판단력이 뛰어나야 한다.
한 팀에 여러명의 세터가 있지만 코트에 나가는 건 팀마다 2~3명이다.
남자 프로배구 7개팀 중 가장 안정적인 선수를 꼽으라면 인천 대한항공의 한선수와 서울 우리카드의 유광우를 꼽을 수 있다.
한선수는 스피드 배구를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세터고 유광우는 경기 운영능력과 안정적인 토스가 장점인 선수다.
유광우의 또다른 장점은 우승에 대한 풍부한 경험이다. 챔피언결정전같은 긴장감이 큰 경기에서 팀 전술을 운영해 여러번의 우승을 해 봤다는 건 정말 좋은 자산이다.
그렇다고 유광우가 한선수보다 세터로서 모든 부분에서 뛰어난 건 아니다. 유광우가 경기 운영 능력면에서는 한선수 보다 뛰어나지만 블로킹 가담에 있어서는 한선수가 한수 위다.
경인지역 3개팀의 세터들은 좋은 재능은 가지고 있지만 아직 성장이 더 필요하다.
국가대표 세터로 활약하기도 한 안산 OK저축은행의 이민규는 191cm의 신장에도 불구하고 빠른 토스를 한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하지만 볼 컨트롤은 아직 보완이 필요하다. 또 최근에는 팀 성적이 하위권으로 떨어지며 자신감이 결여 되어 있는 모습이다.
이민규가 한단계 더 성장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는 팀 성적이 안좋을때일수록 공격수들이 편안하게 뛸 수 있도록 코트 분위기를 잘 이끌어야 한다.
의정부 KB손해보험의 황택의는 다른 세터들 보다 탄력이 좋고 배짱이 있다. 서브도 뛰어나다. 하지만 세터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토스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남는 선수다.
반면 수원 한국전력의 이호건은 신인 답지 않은 배짱이 장점인거 같다. 프로 첫 시즌이기 때문에 위축될 수 있지만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
간혹 팀의 장점을 살리기 위한 토스를 해야 하는데 그 부분을 잊고 경기를 뛸때가 있다. 물론 프로 첫 시즌이기 때문에 부담감 또는 해보자는 의욕이 앞서서 일수도 있지만 세터는 항상 냉정하게 코트의 상황을 바라봐야 한다는 점을 조언해 주고 싶다.
/신영철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