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대표이사·이 감독 사퇴하라"
구단주 유정복 시장에 직접 요구
관철때까지 릴레이 시위 등 예고
지역 축구계 일각선 '월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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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의 서포터스가 강인덕 구단 대표이사와 이기형 감독의 사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를 두고 지역 축구계에서는 축구단에 대한 서포터스의 애정과 열정에서 비롯된 요구라고 보지만 월권 행위가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인천의 서포터스 연합 '파랑검정'은 20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인천유나이티드 운영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의 구단주인 유정복 인천시장에게 자신들의 요구를 공개적으로 제시했다.

서포터스의 요구사항은 강인덕 대표이사와 이기형 감독의 즉각 사퇴를 통한 비정상적 구단 운영의 조속한 정상화이다.

서포터스 측은 "구단 내 공식직함이 없는 외부인사가 현재 선수단을 구상하고 있다"면서 "또한 대표이사는 취임 이후 선수단의 선발 명단 개입 등 감독과 코치진의 고유권한을 침해하는 행위를 지속해서 행한 사실이 있다. 이러한 대표이사의 행위는 명백한 직권 남용 행위이며 월권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 감독의 사퇴요구에 대해서는 "2017시즌 시작 후 지속해서 선수단 및 코치진, 구단 사무국과의 마찰을 일으키며 구단 내부 분열의 중심에 서 있었다. 창단 첫해를 제외한 최근 13년 동안 최소 승수, 최소 득점을 기록함에 따라 성적 문제에서도 자유롭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성적 부진의 모든 책임을 코치진에게만 전가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21일 오후 2시부터 2018시즌 개막전까지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하며, 개막전 이후에는 지속적으로 안티 배너를 게재하는 등 단체행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 후 만난 구단 관계자는 "1인 시위와 안티 배너 등은 좋지 않은 모습들이다. 서포터스와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하며 이견을 좁히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역 축구계에선 대표와 감독 경질을 요구하고 나선 인천 서포터스에 대해 구단 운영에 대한 월권 행위로 보는 시각도 있다.

지역 축구계의 한 관계자는 "강인덕 대표의 경우 지난 8월 긴급 투입돼 선수단 분위기를 일신시키며 성적도 냈다"면서 "만약 강 대표의 시도가 안 좋은 결과로 끝났다면 비난하고 경질하는 게 마땅하지만, 결과를 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팬으로서 애정 어린 쓴소리는 할 수 있지만, 구단 인사에까지 깊숙이 관여하는 데 대한 월권이라는 비판이 있다는 것을 서포터스가 알아야 한다"면서 "결국은 모든 것을 대표가 결정하고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