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연희단 잔치마당의 '인천아라리'
장봉도 '인어설화' 재즈 더해 재창작
굴포문학회 27명, 여름 내내 섬 찾아
시·수필·소설 담긴 작품집 '섬' 발간
인천 '토박이 서양화가' 고제민 작가
포구·개항장 일대 등 캔버스에 담아

인천의 바다에는 170여개의 섬이 뿌려져 있는데, 최근에도 이러한 활동은 활발하다.


지난 26일 인천 송도신도시 트라이보울 공연장에서는 전통연희단 잔치마당의 '인천아라리' 공연이 열렸다.
'인천아라리'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는 '2017전통예술 지역브랜드 상설공연 지원사업'에 선정된 작품으로 '장봉도 인어설화 음악으로 부활하다'는 부제가 붙은 공연이었다.
이 공연은 인천의 섬 지역에서 만선과 풍어를 기원하며 부르던 어민들의 소리 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보인 창작 작품이다.
전통연희단 잔치마당은 인천에서 활동해 온 창단 25년 전통의 문화예술 사회적기업으로 인천아라리는 잔치마당의 대표 레퍼토리다.
인천 앞바다 장봉도에서 어부의 은덕을 만선과 풍어로 보답한 '인어설화'를 모티브로 제작된 공연으로 전통 연희의 원음에 재즈의 느낌을 더해 재창작했다.
해안가와 농지가 공존한 과거 인천의 고유한 소리와 이야기를 시대의 흐름에 따라 현대적인 느낌으로 재해석해 선보였다.
이날 공연은 첫 곡으로 연주된 '나나니타령'으로 시작됐다. 전통 북과 꽹과리, 장구 등의 악기에 신디사이저, 일렉기타 등이 곁들여진 음악이 시작되자 8명의 아낙들이 호미를 들고 갯벌에 나섰고, 모두 허리를 숙이고 조개를 캐기 시작했다.
조개를 캐고 한 번씩 펴고 숙이기를 수차례, 바구니를 조개로 가득 채운 아낙들은 이내 밝은 표정으로 수다를 떨며 웃음을 지었다.
고층 빌딩이 가득한 송도 신도시에 우주선을 닮은 공연장 안에서 인천의 섬마을에서조차 자취를 감춘 노동요를 감상한 외국인 관광객들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시종일관 무대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나나니타령은 인천 앞바다 여러 섬지방의 아낙들이 굴이나 바지락을 캐면서 부르던 노래로 인천시 무형문화재 제3호인 인천근해갯가노래보존회 차영녀 보유자를 비롯한 회원들이 나서서 첫 무대를 꾸몄다.
첫 곡이 끝나자 객석에서는 '얼씨구', '절씨구', '잘한다'하는 추임새와 박수가 터져나왔고 외국인들도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이날 공연은 총 3마당으로 구성됐다.
잔치마당은 1마당은 '인천의 바다'를 주제로 인천의 바다와 섬을 주제로 한 '만선가', '술비타령' 등의 곡을 선보였고 2마당에서는 '인천의 육지'를 주제로 설장고 시나위와 세벌매기 등의 곡을 들려줬다.
인천의 아리랑을 재현해 선보인 3마당 '인천아리랑'도 무척 흥미로운 무대였다.
인천아리랑은 조선말기와 일제 강점기에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힘쓴 미국 감리교 선교사이자 교육자인 호모 헐버트 박사에 의해 채보된 곡으로 1894년 우편호우치 신문에 수록돼 '인천 제물포 살기는 좋아도 왜인 등살에 못살겠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어얼쑤 아라리야'라는 가사와 함께 기록이 남아 있었다.
이를 김영임 명창이 부른 '쌀의 노래 아리랑'음반에 수록, 발매돼 있다. 최근에는 영화 '대장 김창수'에서 경인철도 공사를 하는 노동자들에 의해 '인천아리랑'이 불리는 모습이 나와 눈길을 끌기도 했다.


지난 24년간 단 한차례의 결산 없이 해마다 동인지를 펴낸 여성 문인회 '굴포문학회'는 올해 섬을 주제로 '섬'이란 제목의 작품집을 발간했다.
굴포문학회 27명의 회원들이 여름내내 섬을 스케치하고 편집한 시와 수필, 소설이 담겼다.
27명의 필자가 각인각색의 섬을 재창조했다.
소야도, 영종도, 제주도, 원산도, 울릉도, 굴업도, 우도, 자월도, 거제도, 세어도, 운염도, 풀등, 홍도, 무의도, 마라도, 누렴, 무인도, 오륙도, 이작도, 석모도 등을 모셔와 고운 문자를 입혀 책으로 펴냈다.
세상엔 섬 아닌 것이 없다. 창밖의 뭍을 바라보는 이태원 헬 카페도 섬이고, 건너갈 다리가 없는 우주의 모든 별도 섬이고, 벽에 걸린 모자도 섬이다. 구부정하게 책을 읽는 노인의 미소도 섬이고, 벙어리장갑 속에 갇힌 열 개의 손가락도 섬이고, 가려운 등짝 손이 닿지 않는 부분도 섬이다.
사는 동안 수심을 앓는 여자들, 바다를 겹겹이 입은 여자들의 향긋한 비린내를 좇아 작품집 '섬'을 여행하다 보면, 다람쥐처럼 저장해놓고 까마득히 잊어버린 미안한 과거가 문득 생명을 얻어 부화하는 기쁨을 맛보게 된다.
강명미(시), 고경옥(시), 구자인혜(소설), 김상기(수필), 김수지(시), 김순자(시), 김순희(수필), 김진초(소설), 민순영(수필), 배천분(수필), 신경옥(시), 신미송(소설), 양진채(소설), 유로(수필), 윤한나(시), 이난희(수필), 이목연(소설), 이상은(시), 이성재(수필), 이수니(시), 이혜숙(시), 장향옥(시), 정이수(수필), 조경숙(시), 조연수(시), 최추랑(시), 허은희(시) 등의 작가가 참여했다.
# 화폭에 담긴 섬
인천 토박이 서양화가 고제민(57) 작가는 인천의 섬을 비롯한 인천의 모습을 그린 그림과 짧은 글 등을 담아 최근 작품집을 냈다.
지역의 한 인터넷 매체와 인천시 소식지에 연재한 작품을 추려 책으로 엮었는데, ▲인천항 ▲인천의 섬 ▲인천 마을 이야기 ▲글과 스케치 등 4부로 구분해 작품을 실었다.
작가는 1960년 인천 남구 숭의동 '독갑다리'라고 불리는 옛 공설운동장 인근 동네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좋아하는 그림 공부를 하기 위해 고등학교와 대학을 서울로 다니다, 1984년부터 다시 인천으로 와 30여 년간 인천에서 미술교사로 재직 중이다.
작가는 50이 다 돼서야 인천의 모습을 담기 시작했고, 인천의 섬과 바다, 노을이 깔린 북성포구, 만석동 괭이부리마을, 송월동 골목길, 백령도·굴업도 등 개항장 일대 등을 캔버스에 차곡차곡 담아 그려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