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넉넉지 않은 형편 불구 나눔 '열성'
홀몸어르신·저소득층·한부모가정
물품 전달·기부 등 가족처럼 도와

김 씨는 수십 년 간 지역에서 자동차 정비업에 종사하면서 넉넉하지 않은 형편임에도 늘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나눔부자'로 정평이 나 있다. 그는 왜소한 체격을 갖고 있었지만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마음만큼은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거인임을 느꼈다.
그가 처음 나눔에 눈을 뜨게 된 것은 20살이었던 지난 1978년. 어려운 살림에 무작정 서울로 상경해 정비업체에서 근무할 시절에 우연히 나눔을 실천하게 돼서부터다.
그는 "고된 일을 마치고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던 중 우연히 보육원을 보게 됐고, 뭔가 보탬이 되고자 인근 평화시장을 들러 이것저것 구입해 전달했는데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그 모습에 내가 마음적으로 부자가 됐다는 느낌을 받게 돼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나눔을 실천하게 됐습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그는 지역의 독거 노인과 저소득층, 한부모 가정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이 있는 곳이라면 장소와 시간 따지지 않고 몸을 할 수 있는 봉사라면 무엇이든, 그가 가진 것이라면 작은 물품이라도 전달하면서 나눔과 기부에 열과 성을 다했다.
지난 한해 동안 그가 실천한 나눔 역시 저소득층을 위한 기관 및 시설에 생필품을 전달한 것은 물론 복지시설 및 협회 등의 기부금 전달, 시설관리공단의 청소노동자들을 위한 피복 전달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특히 그는 관내에 거주하는 한 여성이 버려진 아이들 4명을 키우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주위 사람들 모르게 10여 년째 그들을 위해 기부금과 생필품 등을 지원하고 아버지 같은 조력자 역할도 도맡아 해오고 있다.
그는 "남들은 저를 보고 '나눔 실천의 생활화를 실현한 인물'이라고들 말하는데 저는 지금까지 해온 모든 일에 대해 남을 돕는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라며 "오히려 내가 갖고 있는 마음을 나누면서 내가 부자가 된다고 생각하는 만큼 앞으로 기력이 허락하는 한 죽을 때까지 나눔을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어려운 형편 속에서 나눔을 실천할 수 있었던 데에는 가족들의 지지가 원동력이었다"며 "세상 가장 사랑하는 내 가족들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로서, 가장으로서 책임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삶을 살겠다"고 덧붙였다.
안성/민웅기기자 muk@kyeongin.com·이미지/아이클릭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