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가 2

'보리굴비' 녹차물 곁들여 고소
'간장게장' 심심한듯 구수한 맛
'흑산도삼합' 재료 준비시 제공
신선재료·10여가지 반찬 넉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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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의 맛은 고고한 풍미와 맛깔스러움으로 상징된다. 전통의 맛과 멋을 대표하는 우리 고유의 정서에 최소한 남도 맛이라 함은 이처럼 표현된다. 그래서 남도 음식에 대한 정서는 누구에게나 정겹다.

광주시 목현동 이배재로 364로 광주에서 성남을 잇는 길(지방도 338호)가에 위치한 호미가(湖味家)가 제대로 된 남도 음식을 구현해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고유의 남도 음식을 계절별 메뉴로 선택해 맛볼 수 있는 집(?)인 셈이다.

장어탕, 민어탕 등의 탕류부터 구이류와 찜류, 여기에 간장 꽃게장과 보리굴비까지 다양한 음식은 메뉴 선택을 정말 어렵게 할 정도다. 대표적 메뉴로 제대로 된 녹차 물과 곁들여 나오는 보리굴비 정식은 그 특유의 찐득함과 고소한 향이 그대로 배어 나온다.

원산지인 영광 법성포에 들러 맛본 보리굴비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고소함과 음식 빛깔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간장 게장 역시 짜지 않은 심심한 간에도 게장 특유의 구수한 맛은 그대로 간직한 정직한 맛을 보여준다. 또 하나의 제철 음식인 병어와 민어조림은 쫀득한 생선 살과 구수한 간장 양념의 맛을 살린 채, 생선 고유의 풍미를 그대로 느끼게 해준다.

부드럽고 찰지고 쫀득한 살집에 적당한 양념 간, 적당히 조려진 무와 한데 어우러져 끓고 있는 비주얼은 먹성 본능을 자극한다.

나머지 생선구이와 조림류 등과 병어찜과 우럭찜, 참가자미 찜 등 모든 메뉴에서 이 집을 연상케 하는 대표 음식을 고르라면 "이 거야"라고 선뜻 말하기 쉽진 않다. 음식 대부분이 깔끔하고 입맛에 맞아 안먹어본 메뉴를 선택하고 싶은 욕심에서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주메뉴 이외에 반찬류는 점심과 저녁을 달리해 보통 8찬~14찬 정도가 나온다. 도라지무침과 겉절이, 꼬막무침, 갈치 속젓 등 집밥 메뉴에 빠지지 않는 맛깔스러운 반찬류로 구성된다.

지리적으로 먼 남도의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신선한 식재료가 중요한 만큼 2~3일을 주기로 영광, 신안, 해남 등지에서 직접 공수해오는 정성이 이 집의 맛으로 표현된다.

특히 메뉴판에 따로 표기하지 않고, 재료가 있을 때만 음식을 제공한다는 '흑산도 삼합'은 단골들만 알고 찾는 저녁 메뉴로 자리잡았다. 3~4명이 먹을 수 있는 한상 차림에 10만원 정도.

1만원대 점심메뉴는 물론 최대 7만5천원(1인당)에 모든 남도음식의 진미를 맛볼 수 있는 저녁 코스 요리까지, 다양한 가격대로 남도 제철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곳이다. (031)765-9960

광주/심재호기자 sj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