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전7시30분 ~ 오후10시 '격무'
한없이 주기만 하는 힘든 직업
고맙다는 한마디에 보람 느껴
음지서 일하는 것 알아줬으면

코칭스태프와 감독, 트레이너, 전력분석원, 팀매니저 등이 그들이다.
이 중 스포츠팬들의 눈에는 띄지 않지만 선수들과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 그들을 지원하는 사람들이 매니저다.
선수들을 꼼꼼히 챙겨야 하기 때문에 매니저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해당 종목에서 선수 생활로 활동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지금은 매니저로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업무를 맡고 있지만 그들 중엔 한때 대표 선수를 꿈꿨던 사람도 있을 것이다.
팀의 일원으로 지원 스태프가 되어 함께 움직인다는 것은 단순히 짐을 챙기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고 또 아무에게나 시키는 일도 아니다.
여자 프로농구 부천 KEB하나은행 이환우 감독은 매니저를 '엄마'라고 표현한다. 이 감독은 "감독이 아빠라고 생각하면 매니저들은 팀의 엄마라고 생각한다"며 "선수들과 늘 함께 있고 생활이나 행정적인 역할, 선수경험을 바탕으로 선수들과 구단의 가교역할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에는 매니저로 임현지(34)씨와 김다미(24)씨가 근무하고 있다.
임현지씨는 인천 숭의초등학교와 숭의중, 서울 숙명여고를 거쳐 구리 KDB생명의 전신인 금호생명에서 선수생활을 했다. 하나은행에는 2014년 입사해 매니저 5년차다.
그는 "매니저 일을 하면서 계속 한없이 주기만 한다. 때로는 받고 싶을 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연차가 쌓이다 보니까 그것들을 이겨내는 방법을 터득했다"며 "선수들의 '고맙다'는 말 한마디와 작은 것들에서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임현지씨와 김다미씨는 인터뷰 중에도 팀에서 원하는 것들이 문자로 전달돼 수시로 자리를 비울 정도로 바빴다.
작년 4월에 입사한 김다미씨는 "선수들의 정말 사소한 것까지 챙기고 있다. 상상도 못 하는 것까지 챙기고 있다"며 "매니저가 되기 전에는 정말 몰랐다"고 매니저의 힘든 점을 토로했다.
이처럼 프로농구 팀 매니저들은 선수단 운영에 깊이 관여하고 있지만 계약직이다.
임씨는 "하루 일과가 오전 7시 30분에 아침식사로 시작해 야간 운동이 끝나는 오후 9시나 10시가 돼야 끝난다"며 "선수들이 장난으로 '매니저님은 연봉 1억 받아야 된다'고들 한다. 그만큼 힘든 직업이다. 최근에는 전력분석일도 같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수들을 하루종일 따라다니다 보면 자신만의 자유시간은 없거니와 스트레스를 풀 곳도 없다.
그는 "손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향초나 보디로션, 립밤도 만들어서 선수들에게 선물해 주고 친구들과 통화로 수다를 떨며 스트레스를 풀고 있다"고 귀띔했다.
임현지씨는 매니저들의 복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어 그는 "선수들에 가려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며 "화려한 것만 보고 매니저를 하고 싶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문서작업능력을 갖춘다면 매니저 일을 할 때 도움이 많이 된다"고 전했다.
/강승호기자 kangs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