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포시 도시변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운양동·장기동·구래동·마산동 등 김포한강신도시로의 인구유입이다. 행정당국의 예상보다 훨씬 낮은 연령대의 주민들이 몰려왔고, 이들을 중심으로 교육여건에 대한 관심이 치솟고 있다.
초등학교 과밀학급 문제를 놓고 젊은 학부모들이 시위 등 적극적인 행동에 나섰던 게 대표적인 사례다.
얼마 전 운양동 새 청사로 이전한 김포교육지원청은 이 같은 시대적 요구를 일찌감치 파악, 향후 100년을 내다보는 교육생태계를 조성한다는 복안으로 밑그림 그리기에 한창이다. 선결과제는 공교육에 대한 신뢰 회복이다.

= 지난달 12일 교육지원청에서 의미 있는 설명회가 열렸다. 교육장이 직접 연단에 올라 학부모들과 마주한 이날 행사는 학부모들이 자녀의 재능과 관심에 맞춰 타 학군 특성화초등학교에 입학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교육실험이 처음 시도되는 자리였다.
이를 위해 교육지원청은 앞서 읍면지역 8개 초교의 통학구역을 개방하는 행정예고를 한 바 있다. 쉽게 말해 학군을 풀어버린 것이다. 김포시 관내 미취학 아동들은 이에 따라 거주지에 상관없이 작은 대안형 학교로 진학해 영어, 자연친화활동, 천문탐구 등 학교별 차별화한 전문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교육지원청은 현재 학생들의 원거리 통학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도농 복합도시라는 특징을 활용해 유례없는 학습모델을 만들고 있는 김포교육지원청의 행정혁신은 취임 4개월째를 맞은 김정덕(58) 교육장의 남다른 이력에서 기인하는 측면이 있다.
지난 1993년부터 서암초와 월곶초, 고창초 등 김포지역에서만 10년 넘게 교편을 잡은 그는 2007년 김포교육지원청 장학사, 2012년 혁신학교인 김포 운유초 교장을 역임하는 등 김포교육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 궤적에서 통찰할 수 있는 인물이다.
김 교육장은 서암초에서 해양탐구시범학교, 월곶초에서 교육부 지정 인성교육학교 연구담당교사를 수행하고 고창초에서 연구부장을 맡아 학교 안에 생활사박물관 건립을 주도했으며, 1~3차 '김포교육 발전 5개년 계획' 수립에 참여한 '교육연구' 전문가로 통한다.

그가 국내 최초로 기획한 초교 3학년 사회과 지역교과서는 전국으로 퍼져 지방자치교육 발전의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창초 교무부장 시절 역시 전국 최초로 설립한 기초학력심리치료센터도 중요한 행보로 꼽힌다. 기초학습 부진학생들이 단순히 공부를 못하는 게 아닌, 심리적인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는 판단으로 신경정신과 전문의와 심리상담사, 김포시와 학교가 협업했다. 이 또한 교육청 특색사업으로 채택돼 곳곳에 확산 중이다.

■ 구호에 그치지 않는 정책, 몽실몽실 사업으로 '활짝'
= 김포교육지원청에서 주관하는 몇몇 사업을 살펴보면 훗날 지역 학생들이 어떻게 자라나고 우리 사회에 어떤 이로운 기운을 전파할지 어렵지 않게 가늠할 수 있다.
올해 3회째를 맞는 '김포 수학 나눔데이'는 오감으로 수학을 학습하는 축제 한마당이다.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재미있는 수학'을 모토로 체험과 놀이, 전시가 결합한 이 행사에는 매년 김포시 관내 초·중·고 학생과 학부모 등 2천여명이 운집해 뜨거운 열기 속에 치러진다.
'김포 오아시스 프로젝트'는 학생 자신이 학급·학교·지역에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주제를 선정해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실천하는 프로젝트로, 2016년부터 김포교육지원청이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사업이다.
마을과 학교의 새로운 협력체제를 구축, 학생들의 꿈과 끼를 발산토록 유도하는 사업도 눈에 띈다. 지난해 11월 중순, 26개 꿈의학교에서 871명의 학생이 참가한 '경기꿈의학교 리더십 캠프'는 4차산업혁명 서바이벌 게임과 힐링프로그램 등을 마련해 참가자들의 잠재력을 끌어냈다.

또 '경기꿈의학교 성장나눔발표회'를 개최함으로써 지역사회와 꿈의학교 사례 및 가치를 공유하기도 했다. 세계시민으로 성장하는 평화·문화예술교육의 내실화에도 힘쓰고 있다.
초·중·고 6개교에 김포평화누리학교를 운영하는 한편, 'DMZ 평화누리길 걷기'와 문화예술축제인 '김포학생 어울림 한마당', 인문교양교육인 '공공성(공동체·공감·성장)' 프로그램, '북적북적 독서교실' 등이 학생들의 창의성과 감수성 함양을 도모했다.
사우동 소재 옛 청사에 들어설 예정인 '김포몽실학교'는 김포교육지원청이 추구하는 가치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교육지원청 측에서 관계기관에 특별히 요청한 끝에 성사된 몽실학교에는 학생 상담과 돌봄 기능을 갖춘 '학교 밖 공공형 돌봄실'을 비롯해 '학생 체험형 꿈 이룸터', '방과 후 학교', '학부모 동아리 활동실' 등이 집약돼 학생과 학부모 모두가 행복한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우리 아이 좋은 대학 들어갈 수 있을까요?"
= 김포교육지원청은 도농복합도시인 김포에서 학교 간 격차에 따른 교육복지를 확대하고 학교밖 청소년 문제 해소와 학교 교육활동의 원활한 지원을 위해 혁신교육지구 지정을 시와 협의하고 있다. 혁신교육지구가 되면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토대로 관내 전체 학교의 교육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김정덕 교육장은 "요즘 좋은 대학을 간다고 그 학생의 진로가 성공한다고 볼 수는 없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향하는 미래에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스스로 찾아서 살아가는 게 행복의 기준이 되지 않겠느냐"면서 "물론 명문대학을 가면 좋겠지만 그게 교육의 목적이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며, 아이들을 지금의 잣대로 볼 게 아니라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질 10년~20년 후를 대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