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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광브라인드 오케스트라 신년음악회 리허설15
시각장애인 연주자들로 구성된 혜광브라인드오케스트라 단원들이 25일 오후 인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신년음악회를 앞두고 총연습을 하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시각장애인 연주자들로 구성된 '혜광브라인드오케스트라'의 신년음악회가 25일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렸다.

혜광브라인드오케스트라(이하·오케스트라)는 시각장애인 특수학교인 혜광학교 학생·동문이 주축이던 기존 인천혜광시각장애교향악단(2011년 창단)의 문을 외부로 넓혀 다른 지역의 시각장애인까지 단원으로 받아들이며 지난해 1월 창단된 오케스트라다.

이날 연주회는 장애인에 대한 비장애인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인천시가 마련한 것으로, 시 소속 공무원 400여명과 미리 초청된 70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시각장애인 청중이 많았던 만큼 공연장 로비에는 점자로 제작된 공연 소개 책자도 비치됐다.

연주에 앞서 '인천시민의 노래'(최영섭 작곡)를 인천시립합창단과 함께 배워보는 시간이 마련됐고, 인천지방경찰청 박옥숙 경감의 '장애인식 개선 교육'도 진행됐다.

이날 60여명에 이르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입장은 인천지역 고교 청소년적십자(RCY) 단원으로 활동하는 학생들이 도왔다.

오케스트라는 비제의 카르멘 서곡과 '어메이징 그레이스' 등의 10여 곡을 안정적으로 연주했다. 악보도, 지휘자의 손짓은 물론 자신이 앉아 연주해야 할 의자가 어디 있는지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의 연주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훌륭했고, 곡이 끝날 때마다 객석에서는 아낌없는 박수가 쏟아졌다.

인천시립합창단도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춰 '넬라판타지아', '사랑이라는 이름을 더하여' 등을 연주하며 무대를 꾸몄다.

김종현 인천시립합창단 예술감독은 "혜광학교 학생들과 호흡을 맞춘 첫 연주였는데, 실력이 부족할 거라는 예상과 달리 너무 완벽하고 훌륭한 연주를 들려줬다"고 격찬했다. 오케스트라 단원들도 이날 연주회를 만족스러워했다.

고주형(13·바이올린) 단원은 "가족뿐 아니라, 인천시 공무원과 많은 시민 앞에서 연주 실력을 보여줄 수 있어 즐거웠다"며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데 조금이라도 오늘 연주회가 도움이 됐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기화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는 "평소 도움을 주로 받은 장애인들이 오늘은 비장애인에게 감동을 선물하는 자리였다"며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는 기회가 됐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