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배기 가득 칼칼·시원함
숨은 바지락·두부와 조화
직접 만드는 고추장·반찬
매일 새로 만든 음식 정성
직장인들은 점심 메뉴로 추위를 이기기 위해 따끈한 국물을 찾기 마련이다. 해장으로 맑은 동태찌개도 좋지만, 어머니의 장맛이 나는 걸쭉한 동태찌개와 집밥, 그리고 밑반찬이 그립다.
여주지원과 지청 인근에 있는 한식전문점 '소현식당'(여양로 233번길 15)을 찾았다. 신축 건물이어서인지 넓고 깨끗하다. 점심 메뉴는 동태찌개(7천원)다.
큼지막한 뚝배기에 가득 담긴 동태찌개가 인심 좋다. 끓는 동안에 10가지 밑반찬이 채소밭에서 갓 뽑아낸 신선함이 살아있다. 무엇부터 젓가락이 갈지 고민이다. 먼저 도라지 무침과 총각김치, 그리고 시금치 무침. 아삭 아삭거림이 살아있다. 식감도 좋지만 역시 손맛, 손맛이 일품이다.
뽀글뽀글 끓기 시작한 뚝배기는 동태살과 무가 일반적인 비주얼이다. 한 숟가락 국물을 떠먹어보니 '(후루룩후루룩) 아! 좋다.' 고춧가루만 들어간 맑은 동태찌개 맛과는 달랐다.
자극적이지 않고 걸쭉함 속에 칼칼함과 시원함이 공존한다. 계속 떠먹어도 첫맛 그대로다. 국자로 뚝배기 밑바닥을 뒤집어보니 꽤 많은 양의 바지락이 숨어있다. 이젠 동태살과 바지락, 그리고 두부를 함께 한 입 떠먹는다. '부드러운 동태살과 쫄깃한 바지락의 조화! 밥을 말아 먹고 싶다!'
바로 이 맛이었다. 뚝배기와 반찬을 다 비우니 온몸이 사르르 녹아 열기가 넘쳤고 속은 든든했다.
소현식당이 오학동 신시가지로 들어온 지는 5년째다. 전에는 북내면 방향 사거리에서 20년 동안 맛을 지켜온 유명한 백반집이었다.
지금 새 건물도 소현식당 유창숙 사장(46)의 소유다. 유 사장은 맛의 비결에 대해 "가정식 집밥 같은 것이죠. 매일 새벽 5시부터 밑반찬을 준비해요. 다른 사람에게 못 맡기고 제가 직접 만들어요. 그런 일이 재밌어요"라며 힘든 기색이 없다.
그는 "동태찌개도 하루 판매량만 아침에 받아서 신선함을 유지하고, 자극적이지 않게 직접 담근 시골 고추장 맛을 내는 게 걸쭉하면서도 속이 든든하죠"라며 소현식당만의 비결을 귀띔한다.
하루 판매량만 주문해 신선함을 유지하고 밑반찬도 날마다 바꾼다. 하루가 지난 음식은 손님들이 더 잘안다.
유 사장은 "손님 욕심도 없어요. 주로 단골손님이고 싸고 푸짐하다 보니 서민들이 많이 찾아요. 편안하게 드시고 가시면 그것으로 만족해요"라고 말했다. 다음엔 집 밥이 땡 길 때면 김치찌개(7천원), 된장찌개(7천원), 청국장(7천원), 순두부(7천원)도 맛보고 싶다.
여주/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