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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합동 분향소. /경인일보DB

제종길 시장 "관련시설 정비"

50인 위원회 구성 세부계획
한국당·일부시민 "일방 결정"
찬반여론에 건립 진통 예상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과 교사를 기리기 위한 추모공원이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조성된다.

제종길 안산시장은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전해철(안산 상록갑)·김철민(안산 상록을) 의원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정부 합동분향소가 위치한 안산 화랑유원지 한 곳에 희생자 봉안시설을 포함한 추모공원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세월호 특별법에 따라 정부가 세월호 희생자 추모공원을 조성키로 한 지 2년 5개월여만이다.

제 시장은 "오늘부로 정부합동분향소를 제외한 안산 전역에 있는 세월호 관련 설치물을 모두 정비하겠다"며 "오는 4월 16일 합동 영결식을 거행하고, 정부합동분향소와 주변 모든 시설물을 철거하도록 정부에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이를 위해 '추모공원 조성 50인 위원회'를 꾸리고 세부 건립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공원은 국제 공모를 통해 친환경디자인으로 설계할 계획이다.

제 시장은 "주민과의 갈등이 계속되면 안산시 발전이 더딜 수밖에 없다. 우리의 더 큰 미래를 위해 힘든 결정을 내렸으니 시민들이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달라"며 "화랑유원지 전체를 리모델링해 주민에게 도움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 주민 반발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 2015년 9월8일 세월호 희생자 추모시설을 복합적 추모공원으로 조성키로 했지만, 추모공원이 들어설 대상지 선정을 놓고 지역내 찬반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안산시의원들과 일부 시민들이 화랑유원지에 추모시설 반대의사를 밝히면서 추진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자유한국당 시의원들은 이날 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을 무시한 일방적 결정"이라며 "화랑유원지에 세월호 희생자 봉안시설을 조성하겠다는 시장의 일방적 불통행정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한국당 의원들은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 본인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려고 시민에게 또 다시 희생을 강요하지 말라"며 "세월호 사고를 정치적으로 이용해 발생하는 혼란과 갈등의 모든 책임은 제 시장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안산시 아파트 연합회 등 주민들도 최대한 빨리 집행부 회의 개최해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화랑유원지 시민지킴이' 회원 50여명은 지난해 화랑유원지에 추모시설 건립을 반대하는 3만7천여명의 서명지를 시에 전달하기도 했다.

/김대현·이경진기자 lkj@kyeongin.com